[뉴스락 특별기획] 제약업계 ESG 경영,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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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제약업계 ESG 경영, 갈 길 멀다

뉴스락 2025-06-06 10:13:27 신고

3줄요약

[뉴스락] '세계화'와 '산업화'를 외치는 제약업계가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ESG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히 재무지표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ESG 수준이 기업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면서다.

ESG 등급은 친환경 활동, 사회적 책임 이행, 투명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종합 평가하며, 이는 기업의 신용도와 투자자·소비자의 의사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 제약업계 역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고령화 사회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ESG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환경 친화적 생산 체계를 도입하며, 윤리경영 강화를 선언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반에 만연한 리베이트 관행 등 공정거래법과 약사법 위반 사례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제약업계 ESG 경영 수준을 근본적으로 제고하기 위해 반드시 해소해야 할 고질적 문제로 지목된다.

<뉴스락>은 국내 제약업계의 ESG 경영 현주소와 전문가들을 통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봤다. 

기업의 재무적인 역량을 우선으로 삼던 판도가 뒤바뀌고 현재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요소로 부상하며 제약사에서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스락 편집]
기업의 재무적인 역량을 우선으로 삼던 판도가 뒤바뀌고 현재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요소로 부상하며 제약사에서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스락 편집]

 

1000대 기업 중 단 4곳만 최상위 등급

2024년 제약사 ESG 등급 현황. 자료 한국ESG기준원 제공 [뉴스락 정리 편집]
2024년 제약사 ESG 등급 현황. 자료 한국ESG기준원 제공 [뉴스락 정리 편집]

<뉴스락> 이 한국ESG기준원에서 지난해 제약업계 ESG 등급 전반을 확인한 결과, 국내 약 1000개의 기업에서 제약사는 약 2%의 기업만이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ESG 등급은 S·A⁺·A·B⁺·B·C·D 총 7단계로 나뉘는데, 현재 전체 산업군에서 S단계에 해당하는 기업은 없으며 실질적으로는 A⁺가 가장 높은 등급이다.

지난해 기준 ESG 등급이 부여된 제약사는 ▲A⁺등급 4개사 ▲A등급 14개사 ▲B⁺등급 19개사 ▲B등급 4개사 ▲C등급 22개사 ▲D등급 27개사로 상위권과 하위권의 비중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중 A⁺ 등급을 받은 제약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 SK케미칼, 클래시스, HK이노엔으로 ESG 경영체계가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2024년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A⁺등급으로 전년대비 1등급 상승한 통합 A⁺등급을 기록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환경부문에서 지난 2023년부터 환경경영시스템을 구축해 온실가스·폐기물 등 환경이슈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을 높이고 있다.

또한 사회부문에서는 부패방지경영시스템(ABMS)를 운영하며 준법경영을 실천하는 등 사회적책임과 윤리경영을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배구조부문에서도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ESG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정보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케미칼은 지난해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A⁺등급으로 세 부문 모두 최고 등급을 부여받아 3년 연속 통합 A⁺등급을 유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SK케미칼은 환경경영 전략과 ESG 위원회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제품 생산과 책임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존 ▲수자원 관리 ▲오염물질 관리 5가지 측면에서 친환경 경영에 힘쓰고 있다.

사회부문에서는 지난 2022년 인권경영을 선언하고 실행지침을 제정해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4가지 영역의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배구조부문에서도 이사회의 다양성·독립성·전문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선도함으로써 투명한 지배구조와 리스크 관리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시스는 지난 2024년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A⁺으로 평가받아 전년대비 2단계 상승한 통합 A⁺등급을 거머쥐었다.

특히 1년만에 ESG 등급이 두단계나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클래시스가 지난 2023년 환경 부문에서 B등급을 받은 이후 친환경 정책을 개선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클래시스는 탄소중립 거버넌스를 구축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친환경 전담 EHS팀을 구성해 환경관련 법령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사회부문에서는 소비자 중심의 경영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특히 채용시 남녀 모두에서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임직원에게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는 "지난 2024년 클래시스 매출은 전년대비 34.8% 성장한 2429억을 기록했며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며 "하지만 빠른 성장 속에서도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에너지 배출양은 6.8% 줄이고 리퍼비시 프로세스로 폐기장비를 재활용 하는 등 경제성과 친환경을 모두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A⁺등급을 받고 전년대비 1단계 상승한 통합 A⁺등급으로 평가받았다.

HK이노엔은 다른 제약사들과는 다르게 ESH(환경·안전·보건) 경영방침을 내세워 안전보건환경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아 안전한 환경관리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

곽달원 대표를 안전최고책임자로 두고 산하에 각 사업장마다 관리감독자와 부서안전유지자를 배치해 철저하게 안전을 관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ESG는 이제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경쟁력"이라며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경영 전반에 내재화해 글로벌 수준의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90개 제약사 중 절반이상 최하위 등급... 고질적 악습 원인?

동성제약, 셀트리온제약 3개년 ESG 등급 추이. 한국ESG기준원 제공 [뉴스락 편집]
동성제약, 셀트리온제약의 3개년 ESG 등급 변화. 한국ESG기준원 제공 [뉴스락 편집]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과 외국인 투자자 유치가 경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ESG등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90곳 중 절반 이상인 54%의 제약사들이 C·D 등급을 받으며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군 중에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ESG 경영이 미비한 것은 공정거래법과 준법경영을 준수하지 않는 제약사의 오랜 악습들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C등급에서 D등급으로 강등된 동성제약은 이양구 회장의 리베이트 혐의 1심 유죄판결로 인해 기업가치 훼손 및 지배구조 리스크로 인해 하향조정 됐다.

또한 실적이 미비하고 기업가치가 낮은 제약사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높은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도태되는 실정이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같은 그룹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다르게 지난해 ESG 등급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셀트리온과 합병을 진행했지만, 셀트리온제약의 낮은 기업가치로 인해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ESG 경영 확립에 대한 문제가 주요 과제로 자리잡았다.

ESG 등급 C를 받은 동화약품은 환경(E) 부문에서는 친환경 경영 활동과 정보 공개가 부족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임, 사외이사후보추천위 부재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동화약품은 올 초 윤인호 사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오너 4세 경영'의 닻을 올리고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수익성 하락과 R&D 투자 감소 등 과제를 안고 있다. 

같은 C등급을 받은 신풍제약은 전년 D에서 한단계 상승해 눈길을 끈다. ESG 경영 강화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풍제약은 정원준 전 대표의 회사자금 횡령 혐의에 대한 실형 선고, 미공개 주식거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오너리스크를 비롯해 안산공장의 GMP 기준 위반으로 인한 제조업무 정지 등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당시 4년간 총 1670억원을 투자하고도 실패한 치료제 연구개발비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제약 ESG 강화 위해선 정부 가이드·인센티브·감시 필요

익명을 요청한 ESG 관련 전문가는 한마디로 "제약업계 ESG 경영 개선을 위해선 전반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약업계의 ESG 등급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구조적 한계와 업계 특성에서 기인한다"며 "친환경 공정을 도입하고, 리베이트 근절 및 투명한 유통시스템 구축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설치,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등 독립적 거번너스 구조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제약사들만의 힘으론 역부족"이라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ESG 기준 제시와 제약산업에 특화된 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ESG 우수기업에 대핸 R&D지원금, 세액공제, 규제 유예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발적 ESG 경영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며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 정부의 제약산업에 대한 투자는 열악한 수준인데, 정부 주도의 공공 임상시험, 백신-희귀의약품 개발을 ESG 연계형으로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뉴스락 미니인터뷰]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뉴스락 편집]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제약사 ESG 성장 위해서는 고질적인 악습 및 기업 간 양극화 극복해야할 것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락> 과의 인터뷰에서 제약사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군 중 하나지만 그만큼 리베이트 등 고질적인 악습이 근절되지 않아 ESG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약산업은 오래도록 준법경영을 준수하지 않는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문제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전반적으로 좋은 ESG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문형남 교수는 ESG 경영에 반드시 자본이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산업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본이 적은 제약사의 경우 ESG 경영을 실천할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모가 큰 제약사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의 협업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경영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ESG 경영에 적극적이지만, 국내에서도 살아남기 힘든 소규모 제약사들의 경우 별도로 ESG 관련 부서를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 제약사의 경우 다른 기업과의 협업과 상생을 통해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ESG 경영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문형남 교수는 국내 ESG 평가 자체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현재 ESG 평가에 있어 공신력 있는 기관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고 분산돼 있다"며 "ESG 평가 회사 및 지표들이 난립하는 상황해서 공신력 있는 기관과 ESG 평가 가이드라인 모두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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