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 50년 지나고도 배상 이뤄지지 않아…소득수준·화폐가치 변동 반영"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일제가 부랑아를 수용한다는 명목으로 외딴섬에 세운 선감학원에서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국가와 경기도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고법 민사1-2부(이양희 최성보 이준영 고법판사)는 4일 선감학원 피해자 13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와 경기도가 1인당 4천500만원∼6억5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인정된 위자료 총액은 33억100만원으로 지난해 6월 1심에서 인정된 배상액 총액 21억6천600만원보다 10억원 넘게 늘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불법행위로부터 약 50년 이상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원고들에 대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동안 경제 상황과 화폐 가치가 변해 위자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변론 종결 시의 국민소득 수준이나 화폐 가치 등 사정이 불법행위 당시와 비교해 상당히 변했다"며 이를 반영해 위자료 액수도 증액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불법행위는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장기간 이뤄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이라며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유사한 인권침해 행위가 다시 자행되지 않도록 억제·예방할 필요성이 크다"고 손해배상책임 범위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가 1942년 부랑아를 격리·수용한다는 명목으로 서해의 선감도(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세운 수용시설이다.
광복 후에도 경기도가 이를 인수해 1982년까지 존속했다. 8∼18세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노역과 학대, 고문이 이뤄졌으며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선감학원 수용자 전원이 아동 인권침해 사건의 피해자라고 인정했다.
같은 해 12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피해자 약 160명을 대리해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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