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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선전에 민주당 환호성
3일 저녁 8시 제21대 대선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우와아아”하며 환호하며 박수치는 소리가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 상황실을 가득 채웠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51.7%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39.3%)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날 민주당 상황실은 투표 종료 전부터 북적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잔칫집처럼 웃으며 큰 선거를 치르느라 고생한 서로를 격려했다.
출구조사 결과 대승이 예상되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과반 승리 전망에 상황실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손을 잡고 벌떡 일어났다. 이번 선거를 이끈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과 김민석 선대위원장은 서로 힘껏 껴안았다.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 등은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은 영남권에서의 선전에 한껏 고무됐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던 울산에서 이재명 후보(46.5%)가 김문수 후보(44.3%)를 앞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성은 한껏 커졌다. 부산과 경남에서도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40%를 넘길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탄성과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영남권 표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과반이 넘게 되면 국민 절반 이상이 지지하는 것이기에 이재명 후보가 늘 말한 것처럼 이제는 네 편 내 편 없이 국민을 통합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길로 나아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중도층에 있는 국민들이 이번엔 확실하게 내란 집단이었던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심판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텃밭 놓친 국민의힘, 적막 속 한숨
반면 김문수 후보의 패배가 예상되면서 국민의힘 상황실엔 정적이 흘렀다. 일찍부터 북적였던 민주당 상황실과 달리 국민의힘 상황실은 개표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개표 시간 직전에야 당 지도부와 선대위 관계자들이 모였다.
출구조사가 공개되자 국민의힘 상황실은 충격에 빠졌다. 참석자들은 아무 말 없이 개표방송 화면을 지켜봤다. 일부 의원은 한숨을 쉬거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특히 오랫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울산과 강원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밀릴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아쉬움은 더욱 깊어졌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마른 세수를 하듯이 얼굴을 쓸어내렸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개표가 시작된 지 30분이 안 돼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들은 대부분 상황실을 비웠다. 김 위원장을 상황실을 떠나며 “겸허한 마음으로 개표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대변인단 단장은 “민주당이 집권하면 독재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입법, 사법, 행정권이 모두 한곳으로 집중되는 매우 위험한 독재가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부분들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렸어야 되는데 아무래도 묻힌 측면이 있다. 시간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개혁신당은 두자릿수 득표 실패에 아쉬움
이번 선거에 아쉬워하긴 개혁신당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선거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7.7%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로 했던 두자릿수 득표와는 거리가 있다. 개혁신당은 그나마 지난 총선 득표율보다 이준석 후보 득표율이 두 배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을 위안 삼고 있다.
당색인 주황색 옷을 맞춰 입은 개혁신당 당직자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허탈한 표정을 짓거나 화면 다른 곳을 쳐다봤다. 개혁신당 상황실 맞은 편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상황실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와 더욱 대비됐다. 말을 아끼며 개표를 기다리던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 직후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사실상 패배를 받아들였다.
개표 도중 상황실을 찾은 이준석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혼란이 종식되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도약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더욱 역량을 키워서 국민들께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될 텐데 지금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대한 정말 세심하고도 적확한 판단들을 해주길 기대하며 개혁신당은 앞으로 또 야당으로서 저희의 역할을 꾸준히 해나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소회를 밝힌 후 상황실을 돌며 선거 기간 고생한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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