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2일, 선거운동의 마지막 날까지도 '설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에 돌입한 직후 상대진영 후보들을 향한 네거티브 공방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선 막판 지지율 가늠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책은 사라진 채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만 강화돼 본 투표를 하루 앞두고도 막판 진흙탕 혼전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달 27일 이준석 후보의 여성혐오 발언에 이어 지난 달 28일에는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 여사 발언이 노동자 혐오, 학력 혐오, 여성 혐오로 뭇매를 맞은 가운데 대선을 하루 앞도고도 상대진영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라는 점에서 해당 발언들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지 객관적인 수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 논란이 일었던 설화의 경우 대선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수면 위로 떠올라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있다.
짐로저스 이재명 지지선언에 "이재명 모른다" 논란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선언 했다는 것을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지난 29일 당 국제협력단 주최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고 밝혔고 이에 이 후보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짐 로저스의 지지선언을 들었다, 그는 평화에 투자하자고, 미래에 투자하자고, 그래서 대한민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는 등 이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지난 1일(현지시각) 짐로저스 회장이 언론에 이메일을 보내 "이 후보에 대한 어떤 지지 선언도 한 적이 없다, 나는 한국의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거짓 지지선언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2일 한국경제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문으로 알려진 글이 실제 허락 받은 원문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로저스 회장이 허가한 원문과 지지선언은 내용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우선 민주당이 공개한 지지선언문 제목에는 이 후보의 지지를 암시하는 문구인 '이재명 지지(Supporting Lee Jae Myung)'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원문은 '짐 로저스의 메시지 : 한반도 평화와 기회에 대하여(A Message from Jim Rogers: Peace and Opportunity on the Korean Peninsula)'로 보다 중립적인 내용이었다.
앞서 공개된 지지선언에서는 "그것이 내가 이재명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이유다(That is why I strongly support Lee Jae Myung)"이라고 돼 있지만 실제 원문은 "그것이 내가 이재명 후보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인정하는 이유다(That is why I recognize the pragmatic approach of Lee Jae Myung)"라고 돼 있다. '실용적 접근'이 '강한 지지'로 바뀐 셈으로 실제 이 후보를 본격 지지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힘 "민주당이 국민 상대로 쇼 기획" 비판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누가 봐도 이상한 형식의 이상한 지지선언이었고 어설픈 조작의 냄새가 짙었다"고 지적하며 "사기와 조작이 없으면 좌파가 아니라더니 이재명 사기범죄 세력이 국내에서 하던 버릇 못 고치고 기어이 국제망신 대형사고를 친 것"이라고 말하며 이 후보를 범죄세력으로 지칭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일 부산 국민의힘 시당에서 열린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쇼를 기획했다, 거짓말 선동이 일상화된 이 후보의 방식"이라고 비판하며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겨도 되겠나, 국격을 높여야 할 후보자가 얼굴을 붉히는 일을 만들어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이건희 딸·李 지지자는 또라이' 발언
김문수 후보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유세현장에서 이재명 후보의 가족을 지적하며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고 이건희 회장을 언급해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사회복지사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사회복지사인 자신의 딸 부부 이야기를 꺼내면서 "제 딸한테 판사, 변호사, 교수 중매가 많이 들어왔는데 우리 딸이 다 싫다고 했다, 자기는 지금 우리 사위가 좋다고 했다"며 "나는 좋은 사람하고 결혼하는 게 결혼이지 자리보고 돈 보고 결혼하는 건 다 소용없다(고 말했다)"며 딸의 말을 전했다.
해당 발언만 보면 문제될 것이 없었으나 이후 이어진 발언에서 "이건희 회장 딸도 결혼, 자기 좋아하는 사람 반대하니까 중간에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버렸다"며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가정사를 거론했다.
김 후보는 이후 지난달 31일 강원 속초시 유세 현장에서도 같은 얘기를 다시 한 번 꺼내 질타를 받고 있다. 이 후보의 아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해 자신의 딸을 자랑하면서 김 후보 자신과 무관한 다른 가정의 일을 도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어 같은 날에는 "방탄, 괴물, 총통 독재를 찍으면서 민주주의를 말하는 사람을 뭐라고 하느냐, 또라이라고 한다"고 말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눈살 찌푸려지는 막말, 윤석열처럼 통치하냐"
민주당은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한나 선대위 대변인은 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유권자들을 '또라이'라 칭한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처럼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을 셈이냐"며 "아무리 자신을 반대한다 해도 유권자들을 '또라이'라 칭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을 이끌겠다니 염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는 '1번을 찍어버리면 바로 괴물 방탄, 총통 독재로 나아간다'면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막말 공세를 퍼부었는데 총통 독재는 내란 수괴 윤석열이 꿈꿨던 것이고, 괴물 방탄은 그런 윤석열을 지켜온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에 딱 어울리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국민 분열을 선동하는 후보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느냐"며 "김문수 후보는 내란 종식, 국민 통합과 상생을 기대하는 국민의 염원을 짓밟지 말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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