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1년 전에 우스만 뎀벨레가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손꼽힐 거라고 말했다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거다. 이제는 이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치른 파리생제르맹(PSG)이 인테르밀란을 5-0으로 대파했다. PSG는 토너먼트에서 스타드브레스투아, 리버풀, 애스턴빌라, 아스널에 이어 인테르까지 꺾으며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날 뎀벨레는 변함없이 선발 출장해 팀 우승에 공헌했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20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공급했고, 이를 이어받은 데지레 두에가 시도한 발리슛이 페데리코 디마르코를 맞고 들어가며 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20분에는 감각적인 뒷발 패스로 기점 역할을 맡았고, 후반 28분에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득점을 도왔다. 득점은 없었지만 2도움으로 충분히 존재감을 입증했다.
뎀벨레는 오랫동안 유망주 때 잠재력을 발현하지 못한 채로 머물러있었다. 2016-2017시즌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46경기 10골 20도움을 기록하며 혜성같이 등장했지만, 2017-2018시즌 바르셀로나 이적 이후에는 침체기에 빠졌다. 2021-2022시즌 13도움으로 스페인 라리가 도움왕을 달성했지만 기대감에 비해서는 부족했다. 지난 시즌 PSG 이적 후에도 한동안은 계륵에 가까웠다.
이번 시즌은 달랐다. 뎀벨레는 시즌 내내 49경기에 출장해 33골 13도움을 기록했다. PSG와 다른 팀들 사이에 격차가 존재함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공격포인트다. 시즌 전반기에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엔리케 감독이 고심 끝에 뎀벨레를 최전방에 세우면서 뎀벨레가 완벽하게 살아났다. 뎀벨레도 태도를 개선해 '게으른 천재'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실제로 뎀벨레는 전체 공격포인트의 72%인 25골 8도움을 시즌 후반기에 기록했다.
마지막 2개월 경기력이 아쉬웠지만 대세를 변화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리그에서는 마지막 두 달 1도움만 기록했지만, 그건 엔리케 감독이 UCL을 위해 리그에서 대거 로테이션을 돌린 탓이 컸다.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FA컵) 4강에서 2골 1도움, UCL에서 8강부터 모든 경기 득점 혹은 도움을 기록(1골 5도움)했다. 결승에서도 뎀벨레는 전방압박 기수이자 역습 첨병으로 활약했기 때문에 경기력 측면에서 결코 폄훼당해서는 안 된다.
PSG가 빅이어를 들어올리며 뎀벨레가 발롱도르를 차지할 확률도 높아졌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킬리안 음바페(레알마드리드), 하피냐(바르셀로나) 등 기존 발롱도르 유력 후보들이 UCL에서 고배를 마신 반면 뎀벨레는 UCL을 포함해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한 핵심 선수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현재 배당률은 뎀벨레가 13/8로 가장 높다. 그 뒤를 바르셀로나 초신성 라민 야말(6/4), 하피냐(6), 살라(7)가 이었다.
이제 변수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뿐이다. 4년 주기로 개편하며 FIFA에서 힘을 준 대회기 때문에 클럽 월드컵 우승팀의 에이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PSG도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는 팀이다. 뎀벨레가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달 중순 개막할 클럽 월드컵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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