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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지 약 3년 9개월 만에 1심 판결을 받게 됐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경제범죄를 넘어,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문제를 다시 한 번 조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횡령·배임 혐의, 총 200억 원 규모… 1심 선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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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5월 29일 오후 2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함께 기소된 관련자들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렸습니다. 조 회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타이어 계열사 MKT로부터 고가에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유출한 배임 혐의를 포함해, 총 20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회삿돈 75억 원을 사적으로 사용했고, 특정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며 그룹 전체에 손해를 끼쳤다”며, 조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 약 7,896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조 회장이 실질 지배하던 계열사 MKT를 통해 부당 배당을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검찰은 “2012~2017년 사이 약 64억 원의 배당을 받는 과정에서, MKT는 한국타이어 측에 고가로 제품을 판매하며 131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배주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열사를 이용해 본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대표적 사례로, 대기업 지배구조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횡령 내역… 차량·이사비·가구비까지 법인비용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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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2017년부터 최근까지 총 75억 원 상당의 회삿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약 17억 원)
- 이사비·가구비·법인카드 유용 등 총 8억 원대 생활비 대납
- 계열사 자금 50억 원을 무단 대여하는 등의 행위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회사 자산을 개인 자금처럼 운영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부정행위를 넘은 ‘경영 윤리 붕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주가·배당·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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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장기화되며 한국앤컴퍼니 및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주가도 눈에 띄는 부침을 겪었습니다.
- 지속된 법적 리스크로 인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됐으며,
- 2024년 배당 규모 역시 예년 대비 축소되며 주주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한국타이어그룹의 지배구조 정비 문제와 연결되며,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외부 지적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이 조 회장의 첫 번째 형사처벌 전력이 아닙니다. 그는 2019년에도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수십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조현범 회장 최후진술 “모든 것이 제 불찰…투명한 경영 다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 회장은 1심 최후진술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며 깊이 반성한다”면서, “기업 경영의 프로세스를 바로잡고, 한국타이어를 가장 투명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와 투자자들은 조 회장의 말보다, 앞으로의 행동과 구조 개편 의지를 통해 신뢰 회복이 가능할지 지켜보겠다는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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