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희준 기자= 그간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을 누빈 1988년생 동갑내기 유영아와 이은미가 축구화를 벗었다.
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7시 인천 남동구의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초청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러 콜롬비아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오는 6월 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콜롬비아와 2차전을 치른다.
이날 하프타임에는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됐다. A매치 87경기를 뛴 유영아와 A매치 91경기를 소화한 이은미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렀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한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위한 은퇴식을 열어왔다.
유영아는 한국 여자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선수다. A매치 통산 32골로 여자 축구 국가대표 통산 득점 3위에 오르는 등 2010년대 초중반을 지탱했다. WK리그에서도 걸출한 활약으로 세 차례 득점 2위를 기록하며 간판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해왔다.
이은미는 여자 축구에서 보기 드문 왼발잡이 수비수로, 국가대표로서는 유영아와 함께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 주역으로 뛰었다. WK리그 우승만 네 차례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수원FC위민 선수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은퇴식에서는 우선 현역 선수들의 작별인사가 영상으로 상영되고, 이어 유영아와 이은미가 관중들 앞에서 은퇴사를 했다. 이후 액자와 상패, 꽃다발 전달이 진행됐다. 액자에는 국가대표 유니폼과 함께 그간 치른 모든 경기가 기록돼있다. 상패는 황금신발과 황금공으로 이뤄져 축구선수로 빛났던 시간을 보냈던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했다.
유영아는 자신을 ‘전 축구선수’로 소개하며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게 지도하고 이끌어주신 모든 지도자에게 감사하다. 내 인생의 절반 동안 각본 없이 써내려간 축구선수 유영아란 드라마를 끝내려 한다. 많은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나는 이제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써내려갈 드라마 시즌 2도 기대해달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은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는 것조차 상상하지 않아 긴장이 된다. 잘하려는 선수보다 묵묵히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선수였다.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께 축하를 받으며 은퇴를 하게 됐다.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남은 후배들을 위해 앞으로도 여자 축구에 사랑과 관심을 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두 선수는 향후 지도자로서 여자 축구를 위해 힘쓸 예정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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