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전서현 기자 =서울 도심 속에서 예술과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일상 여행지로 혜화동 대학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극의 거리로 잘 알려진 대학로는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거리 곳곳에 배어 있는 예술적 감성과 아기자기한 문화 공간들로 짧지만 깊은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눈앞에 펼쳐지는 마로니에 공원이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연극 포스터가 가득 붙은 게시판과 버스킹 소리가 어우러진 이 공원은 대학로만의 분위기를 오롯이 품고 있다. 최근에는 공원 한편에 자리한 예술가의 집 앞 분수대가 더욱 인기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분수 앞에는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며,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고, 어른들은 벤치에 앉아 잠시 도시의 소음을 내려놓는다.
예술가의 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과 전시, 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이 앞의 분수대는 마치 '도심 속 작은 휴양지'처럼 기능하며, 공원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뜻밖의 휴식을 제공한다.
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붉은 벽돌 건물인 샘터 건물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1979년 건축가 김수근의 손을 거쳐 탄생한 이 건물은 단순한 출판사의 사옥을 넘어,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꼽힌다. 수많은 문화인과 예술가들이 드나들던 이 공간은 지금도 다양한 전시와 체험, 북토크 등의 행사가 열리며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작지만 따뜻한 감성’을 지향하는 샘터의 철학이 공간 곳곳에 배어 있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문화 명소다.
대학로의 매력은 이처럼 단지 유명한 공연을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리마다 자리한 소극장, 개성 가득한 독립 서점, 감각적인 카페와 전시공간들이 여행자들에게 일상 속 작은 비일상을 선물한다. 특히 평일 낮의 대학로는 북적이지 않아, 혼자 조용히 산책하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또한 혜화동 일대는 낙산공원, 이화동 벽화마을과도 가까워, 예술 산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대학로에서 시작해 낙산을 오르는 길목에서 바라보는 서울 도심의 전경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며, 해질녘이 되면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촬영 장소로 꼽힌다.
무더운 여름, 멀리 떠나지 않고도 감성과 여유를 충전하고 싶다면 대학로에서 하루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시원한 분수, 감성적인 건축물, 그리고 거리 곳곳의 예술적 숨결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도심 속 짧은 예술 여행, 지금 당장 혜화동에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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