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첼시가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 우승으로 유망주를 쓸어모은 값을 정산받았다.
29일(한국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스타디온 미에이스키 브로츠와프에서 2024-2025 UEFA 컨퍼런스리그 결승전을 치른 첼시가 레알베티스에 4-1로 역전승했다. 첼시는 사상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UCL), UEFA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를 모두 정복한 팀이 됐다.
이날 첼시는 전반 9분 압데 에잘줄리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에 연달아 4골을 넣으며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후반 20분 콜 파머가 오른쪽 멀리서 올린 크로스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고, 엔소 페르난데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머리를 갖다대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5분에는 파머가 오른쪽 페널티박스에서 올린 크로스를 니콜라스 잭슨이 가슴으로 밀어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8분 키어넌 듀스버리홀이 왼쪽으로 내준 공을 수비가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고, 공을 이어받은 산초가 수비 사이로 절묘한 궤적을 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사실상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1분에는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은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수비 발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의 슈팅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첼시는 컨퍼런스리그 내내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해왔다. 2022년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물러나고 토드 볼리가 새 구단주로 오면서 첼시는 웃돈을 주고라도 유망주들을 쓸어담는 전략으로 이적시장 기조를 변화했다. 그 결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당장 활용하기는 애매한 자원들이 선수단에 넘쳐났는데, 때마침 UEFA 주관 대회 중에는 비교적 경쟁팀들의 수준이 높지 않은 컨퍼런스리그에 참가하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치를 먹였다.
사실 첼시는 주전 선수들도 나이가 어린 편이다. 지난 시즌 첼시 에이스였던 파머는 23세, 중원 핵심인 페르난데스와 카이세도는 각각 24세, 23세다. 이날 첼시 선발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는 마르크 쿠쿠렐라였는데 그도 26세에 불과하다. 27세 이상 선수 없이 유럽대항전 결승에 나선 팀은 1978-1979 UEFA컵(현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한 츠르베나즈베즈다 이후 처음이다.
또한 첼시는 선발 11명 평균 나이가 23.7세였다. 평균적으로 결승에는 베테랑이 선발로 나서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선발진 평균 나이가 25세 이하로는 잘 안 떨어진다. 어린 선수단의 대명사였던 1994-1995 UCL의 아약스 정도가 예외였다.
이날 페르난데스는 24세 131일의 나이로 주장 완장을 찼다. 1964-1965시즌 UEFA 컵위너스컵 결승에서 웨스트햄유나이티드 주장으로 나선 바비 무어(24세 37일)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나이에 유럽대항전 결승을 치른 잉글랜드 구단 소속 주장이 됐다. 페르난데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들어온 리스 제임스에게 완장을 넘겨줬다.
이번 시즌 첼시는 PL에서도 역사상 가장 어린 선발진으로 한 시즌을 난 팀이 됐다. 비록 단일 경기로 최연소 기록을 경신하는 데에는 턱없이 모자랐지만, 시즌 38경기 동안 선발진 평균 연령이 24세 36일로 산출되면서 1999-2000시즌 리즈유나이티드의 24세 162일을 뛰어넘어 PL 역사상 가장 어린 팀으로 거듭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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