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창수 기자] 미국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인플레이션에 전기차 확대 전략을 축소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업계 대응이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제너럴 모터스(GM)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이는 한편 전기차에도 원가 절감에 유리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확대를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과 같은 미국 완성차업체를 주 고객사로 둔 기업은 이를 예의주시하며 시장 변화 대응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M은 지난해 중반까지 연간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사실상 포기했다. 아울러 당초 예고했던 전기차 생산 계획도 미루고 있다.
최근 미국 상원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1개 주가 추진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전기차 확대 정책을 금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는 전체 신차 판매 중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 비율을 내년까지 35%, 2030년에는 68%까지 늘리고 2035년에는 100%로 확대하도록 법제화한 바 있다. 이후 뉴욕, 매사추세츠, 워싱턴, 버몬트 등 타 11개 주도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 기존 완성차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GM은 상원을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펼치며 이번 결의안 통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GM의 전략 선회 이유로는 전기차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전기차 지원 축소,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위축 등도 영향을 미쳤다.
GM은 대신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 위주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울러 전기차 배터리도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제조 원가 절감에 유리한 LFP 배터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체 중 GM을 주 고객사로 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GM은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전기차 판매 비율을 늘리며 국내 여러 배터리 제조사 및 부품사와 협업해 합작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건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GM과 지분을 공동 투자해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현재 미국에서 공장 2곳을 가동 중이다. 삼성SDI도 GM과 손잡고 인디애나주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한 테네시주 공장 일부를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완공한 이 공장에는 현재 삼원계 배터리 생산라인만 깔려 있다.
삼성SDI는 2027년 완공 예정인 미국 인디애나 합작공장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당초 니켈이 80% 이상 들어간 삼원계 배터리만 생산하도록 설계됐지만 LFP 배터리도 병행 생산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SDI 측은 이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GM 측이 중국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협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며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있지만 비용 절감을 이유로 중국 배터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커트 켈리 GM 배터리 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파트너와 협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GM이 중국 업체의 중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도입하기 위판 포석이란 평가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미국 상원의 결의안 통과와 GM의 기조 변화로 국내 배터리업계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미국에서의 LFP 본격 도입 움직임에 대한 대처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