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회 도중에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를 중간까지만 활용하고, 자유계약(FA)로 합류하는 선수를 그 뒤부터 활용한다? 배턴터치식 신개념 선수단 운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뮌헨 이야기다.
바이에른은 6월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올여름부터 4년에 한 번 32팀이 참가하는 메가 이벤트로 개편된 대회다. 우승할 경우 상금이 최대 1억 2,500만 달러(약 1,721억 원)나 된다. 유럽 빅 클럽들이 최상의 전력으로 참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회 기간 도중에 계약이 만료되거나, 대회 도중 새로 계약하는 선수가 구단마다 다수 존재하는 게 골칫거리다. 통상적으로 유럽 구단의 계약은 매년 6월 30일 만료돼고 새 계약은 7월 1일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4-2025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선수, 또는 2025-2026시즌부터 FA로 계약하는 선수의 경우 클럽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지가 애매하다.
바이에른도 이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중앙수비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 3순위 센터백 에릭 다이어가 계약만료 후 AS모나코로 떠날 예정이다. 주전 수비 듀오 중 다요 우파메카노는 출전에 문제가 없지만, 김민재의 경우 아킬레스 건염 회복 속도를 지켜봐야 한다. 멀티 수비수 이토 히로키가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센터백 가용자원이 우파메카노, 멀티 플레이어 요시프 스타니시치까지 단 2명인 채로 대회에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바이에른은 올여름 FA로 영입하는 독일 대표 센터백 요나탄 타의 영입을 서둘렀다. 하지만 현소속팀 바이엘04레버쿠젠은 계약기간이 6월 30일까지이므로 그 전에 바이에른의 대회에 참가하는 건 절대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바이에른이 타를 조금 더 일찍 영입하고 싶다면 이적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 일간지 ‘빌트’에 따르면 레버쿠젠의 요구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던 작년 여름 양 구단 사이에 합의했다가 무산된 타의 이적료를 근거로 12분의 1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당시 이적료는 2,500만 유로(약 389억 원)를 기본 지급하고 조건부로 500만 유로(약 78억 원)가 추가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므로 올여름 레버쿠젠은 기본 200만 유로(약 31억 원)에 클럽 월드컵 성적에 따라 최대 50만 유로(약 8억 원)를 더 받아야겠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뮌헨 지역지 ‘tZ’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바이에른은 레버쿠젠의 요구액이 지나치다고 보고 이를 거절하기로 했다.
조기영입이 무산된다고 해서 클럽 월드컵에 타를 출전시키지 않는 건 아니다. 바이에른에 FA로 입단하는 날짜는 7월 1일이다. 계약이 발효되기 전 출전은 안 해도 훈련을 하는 일은 흔하다. 그러므로 바이에른 캠프에서 함께 훈련하다가 7월 1일 곧바로 등록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7월 4일부터 진행되는 8강전에는 출전이 가능하다.
그런데 타를 대회 도중에 등록한다면, 타 없이 치를 조별리그와 16강전 4경기는 어떻게 해야 될까? 타와 같은 아이디어를 적용한다면 반대로 6월 30일까지 바이에른 소속이었다가 FA로 풀리는 선수를 활용하면 된다.
즉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을 마치고 AS모나코로 향하는 에릭 다이어가 클럽 월드컵 초반을 소화하고, 도중에 바이에른과 계약하는 타가 대회 후반을 소화하면 된다는 발상이다. 이어달리기식 대회 운영이다.
이런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김민재의 온전한 회복과 경기 출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은 클럽 월드컵에서 김민재를 활용하기 위해 4월 말부터 휴식을 줬다. 김민재가 반년 정도 달고 뛰었던 아킬레스 건염은 보통 5주 이상 회복기간이 필요한데, 김민재의 경우 오랫동안 방치하며 혹사했으므로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최대 6주 휴식이어야 이후 어느 정도 훈련하고 클럽 월드컵 초반을 소화하는게 가능하다. 휴식기간이 6주보다 더 길어지면 김민재 역시 클럽 월드컵 후반에야 전력에 합류하게 된다.
FIFA가 클럽 월드컵을 여름에 신설하면서 각 구단의 선수단 구성 계획은 혼란에 빠졌다. FIFA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클럽 월드컵 참가팀 및 소속 리그에 한해 6월 초 특별 이적시장을 열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돈을 내고 영입하는 게 아니라 FA로 영입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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