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성폭력' 논란 이준석, 후보 비방·모욕 등 혐의 잇따라 고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대선 TV토론 이준석 대선후보 성범죄 발언 단체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TV토론에서 여성의 신체를 노골적으로 언급해 논란이 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8일 잇따라 수사기관에 고발됐다. 시민단체와 법조계는 “공직선거법 위반을 넘어선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비판하며 강력한 법적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법무법인 찬종 소속 이병철 변호사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형법상 모욕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이 변호사는 “해당 발언은 대선 토론을 시청한 여성 유권자들을 심각하게 모욕한 것이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서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혐의로 고발했다.

단체 측은 “이 후보의 언어는 전 국민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TV토론을 시청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심각한 정서적 충격을 줬다”며 “이것은 명백한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단체에 따르면 이번 고발에는 3만7,728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역시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참여연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여성·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고, 이 후보의 공식 사과 및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전날 밤 진행된 대선후보 3차 TV 토론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여성 신체에 대한 원색적 비유를 포함한 발언을 한 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이 발언이 여성혐오냐”고 되묻는 장면이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