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 어흠. 오늘도 심심한데 암행이나 나가볼까
오 마침 초상난 집이 있네 구경이나 해보자꾸나
선비 : 아이고 아버지ㅠㅠ 좋은 묫자리를 써드렸으니 편히 쉬세요(강가에 관을 매장하며)
(아니, 저게 뭔 얼빠진...)
이봐 청년. 그런 강가에 아버님을 모시다니 뭐하는 짓인가 비오면 다 떠내려가라고?
아닙니다요ㅠㅠ 우리 동네 용한 풍수지리사 아저씨가 여기가 명당이랬습죠ㅠㅠㅠㅠ
(이런 돌팔이놈을 봤나)
이봐 청년. 내가 관가에 말해서 장례비를 두둑히 지원해주고 좋은 지관을 시켜서 다시 묫자리를 봐줄테니까 기다리라고.
아이고 감사합니다ㅠㅠㅠㅠ
그건 그렇고 그 돌팔이 풍수사놈은 어디 사나?
저 위에 마을 변두리 움막에서 삽니다ㅠㅠㅠㅠㅠ
(한참을 걸어간 후)
돌팔이 놈이라 그런지 깊숙히도 처박혀서 숨어지내는구나.
게 아무도 없소?
풍수사 : 누가 돌팔이야 누가!
누구긴 누구야 네 놈이지!
네 놈이 저 아래 청년에게 물가에다 묫자리를 쓰라고 한 게 사실이냐?
그래! 그게 뭐 어쨌는데?
허이구! 저 놈 저거 뻔뻔하기도 하지.
에라이 이놈아 강가가 무슨 명당이라고 멋모르는 젊은이를 속여먹어?
댁이야말로 모르면 가만있어!
그 자리는 말이야...
거길 묫자리로 쓰면 꽁돈 받고 더 좋은 묫자리를 보게 될 명당이라 이 말씀이야!
......???
네 놈도 땅으로 먹고 사는 놈인가 본데, 겉으로 보이는 자리만 가지고 따지고 들고 말이야!
......허! 그렇게 풍수를 잘 보면 왜 이런 볼품없는 움막에서 가난하게 지내나?
이거 봐, 풍수를 보면서 사사로운 욕심을 챙기면 천벌 받아!
그리고 이 자리도 명당이라서 내가 지내는 거라고!
여기가 명당이라고? 아니, 왜?
자네, 어림지지(御臨之地)라고 들어는 봤나? 여기가 바로 임금님이 행차하실 땅이다 이말이야!
....자네가 그렇게 용하면 언제 행차하시는지도 알겠네?
아잇! 그 두말하면 잔소리지! 좀 있어봐 내가 계산을 해봐야 하니까...
...그...
호오 그 계산 다 끝나셨소?
아니, 그... ㅈ...즈어어어언----흐아아아아!!!
소인이 재주가 미천하여 전하를 몰라 뵙고... 죽여주시옵소서!!!
아니 이보게. 당연히 몰라봐야 하는거지. 내 일부러 암행을 나왔는데...
죽여주시옵소서 즈언하!!!!
되었네. 자네 풍수에 밝은듯한데 내 묫자리나 좀 봐주시게.
명릉(明陵)
전하! 이 곳 이상의 명당은 조선팔도 내 찾으려해도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 고생했소. 내 얼마를 드려야 값이 되겠소?
아이고 전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희같은 풍수사들은 땅봐주고 욕심내면 천벌받습니다.
허허. 그 친구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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