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이드카페 뚫어본 후기(feat.미쿠크로키)

내용:

좀 뒷북이긴하지만, 오늘 저녁에 홍대갈일이 생긴김에 조금 일찍나서 나도 근처의 메이드카페를 체험해보고자 예약을 박았다

주말 오후라서 인싸커플들이나 친구파티 사이에 외롭게 껴있는 찐따 고추진사마가 되는건아닐까 걱정도 있었지만, 먼저 가본 밐붕이들의 후기엔 주말이용객들도 대부분 솔플이 다수라고했던 말에 용기를내어 1인1시간이용권을 끊음

그래도 혼자가는게 쫄려서 최대한 씹덕티를 가리고 조금이나마 인싸행세를 해보고자 위장용 악세사리 기타가방을 메고 출발(일본어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채..)

지하층 입구로 내려가는계단애 붙어있던 TS카페 이벤트데이 홍보

남메이드라.. 솔직히 좀 궁금하긴한데ww

이 메이드카페의 컨셉은 이세계 곳곳에서 찾아와 모여있는 메이드마을을 용사들이 방문한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고객들이 들어올때마다 직원들이 모두 모여 "오카에리나사이 유우샤사마"라고 인사를 해준다(첫 방문 고객에게도 예외없이 오카에리나사이다만, 음식먹으며 주변을 좀 살펴보니 첫방문보다는 재방고객들의 비율이 더 높아보여 사실 딱히 문제?될 것은 없는 인삿말인듯..)

예약시간에 맞춰 들어가면 메이드 한 명이 빈 테이블로 용사를 안내해준다. 주말오후라 그런지 12개가량의 테이블이 모두 차있었고, 두세명의 팀원이 함께 앉아있는 몇몇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나같은 솔플남들인듯(솔플녀 고객도 매 시간마다 한두명은 있더라)

메이드는 대략 열명정도로, (풀방기준)손님 수 보다 적어서 다들 바쁘게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사이를 뛰어다니며 열일중이었다

첫 방문이라고 말하자 견습용사 등급의 회원권을 주고 뒤에 날짜와 내 이름을 적어주더라

뒷면에는 레벨이 오를수록 부여되는 칭호트리가 안내되어있는데, 드래곤슬레이어니 뭐니 JRPG스러운 재미난 칭호와 체계들이 대략 7등급으로 나뉘어 소개되어있다. 마지막등급은 용사마스터였나 뭐였더라..(매 등급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결제금액10만원이라 어느세월에 용사마스터가 될수있을런지는 나도 몰?루)

음식을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고있자니 짬이 낮은 메이드들부터 돌아가며 테이블로 찾아와 각자 명함을 "그려"주며 자기소개를 해주더라(짬찌부터 찾아오는것처럼 느꼈던 이유는 메이드들의 멘트나 서비스 숙련도를 보면 딱 안다.. 그도 그럴것이, 니들 군입대했을때 잡무당번부터 시작한거 떠올려보면 자세히 설명안해도 뭔 말인지 딱 알거다)

주문음식은 그래도 메이드카페 첫 방문인만큼 케첩그림서비스가 포함된 오므라이스, 그리고 "물의 정수"라는 이름의 8도짜리 칵테일

음식을 내온 메이드가 호랑이마을 출신인지라 호랑이그림을 부탁했는데, 생각해보니 이 메이드가 오므라이스를 서비스할 때마다 다른 용사들도 열이면 아홉 호랑이그림을 부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아차 들어서 그림을 다 그린뒤에 메이드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그렇다고ww 그래서그런지 데코의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림을 다 그리고난 뒤엔 예의 오이시쿠나레 주문을 메이드와 용사가 함께 시전한 뒤에 식사 시작

물의 정수 칵테일에 꽃아준 고양이 머들러가 꽤나 귀엽고 뽀짝하다

맛도 청량&달짝지근한 맛에 그래도 8도의 알코올이 포함됐다고 술술 마시다보면 나도 모르게 취기가 올라오더라

이건 네번째로 테이블을 찾아온 메이드의 명함. 미리 준비한 명함이 아니라 즉석에서 테이블에 비치된 메모지에 작성해주는 명함인만큼, 당연하게도 저 그림또한 메이드가 즉석에서 직접 그려준 그림이다!! 그림에 자신이있는 친구였는지, 자신이 애니덕후라고 소개하며 좋아하는 캐릭터를 알려주면 명함에 함께 그려주겠다고. 틀딱냄새를 풍기는게 좀 쪽팔리긴 했지만, 나는 하루히에 등장하는 나가토 유키를 부탁했고 구글검색이미지를 참고해 그려준 나가토의 모습이 저것이다.

이건 보답으로 내가 그녀에게 그려준 애니캐 그림ㅋ

내 덕질연령을 배려한 차원의 선택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메이드는 코드기어스를 좋아한다고 대답하여 주인공 를르슈 람페르지를 그려주었다(사실 나는 코드기어스 별로 좋아하지않아서 지금껏 모작 한 장 그려본적이 없다보니, 구글 참고자료를 보면서 그렸지만 암만봐도 헤어스타일이 유사한 캐릭터인 키라 야마토(건담시드)처럼 보여서 스스로 만족하진 못함ㅠ 그치만 메이드는 를르슈를 닮았다며 칭찬해줬으니 뭐 됐다)

내친김에 자신없었던 를르슈외에 이젠 안보고도 자동으로 그릴 수 있는 갤주를 이어서 그려주려했으나, 그리는동안 메이드는 다른 테이블의 콜을 받고 빠빠이하느라 미쿠그림은 그녀에게 전해주지는 못하였다

대신 미쿠그림은 다음차례로 찾아온 메이드몫이 되었다. 다행이도 노래가 특기인 그녀는 미쿠노래도 많이 알고있었으니 어찌보면 주인?을 찾아간 미쿠그림이라 볼 수도 있겠다.

위의 미쿠는 그 메이드가 보답으로 나에게 그려준 미쿠ㅋ 퀄리티가 높은 그림은 아니지만 트윈테일에 삼지창앞머리등 미쿠의 특징적인 외모를 참고자료도 없이 슥슥 그려내는 그녀의 보카로덕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었던 것이다..

(한편 이 사진만 클럽분위기의 조명 아래에 촬영되어있는데, 다름이아니라 옆 테이블 용사가 샴페인인지 양주콜키지인지 암튼 고급 음료를 시킨바람에 모든 메이드들이 그 테이블로 모여 함께 마법의주문을 외우고, 실내엔 웅장한 브금과 화려한 조명이 돌아가던 타이밍에 사진을 찍어서 그러하다)

그렇게 예약한 한 시간이 지나도록 쉬지않고 다녀가는 메이드들과 수다떠느라 오므라이스는 반도 다 못먹고 식어가는중,,(애초에 양도 꽤 많아서 성인남자 한명이서 먹기에도 시간이 꽤나 걸릴법한 양이다)

테이블 위에 탑을 쌓고있는 메이드들의 명함을 보자니, 지금껏 회사를 다니면서도 저정도 수의 상대회사 명함을 깔아놓고 미팅을 참석해본적이 없었는데 참 몬가몬가하더라ㅋ(최종 획득명함은 퇴실직전 찾아온 메이드의 것 까지 총 6장)

일단 음식도 남았고 해서 서비스이용 1시간을 추가연장하려 가격을 문의해보니, 1만원에 4천원만 더 추가하면 시간연장과 더불어커플폴라로이드+메이드손편지 2인분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다길래 기왕 온거 이것저것 체험해보고 가자 싶어서 만4천원을 지불하고 메이드 두명을 지명해 각각 폴라로이드 한장씩을 찍었다(악세사리로 들고온 기타를 여기서 드디어 소품으로 사용! 메이드가 대학MT 느낌으로 찍어보자고 제안하여 나는 기타치는시늉을, 메이드는 핸드마이크를 들고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부르는 컨셉으로 촬영). 촬영된 사진은 인스타를 제외한 인터넷공간에는 공유금지라고 하니 혹시 이곳을 방문할 밐붕이들은 참고하길바람

그리하여 2시간동안 깨알같이 재미나게 놀고나서 메이드들의 "잇따라샤이 유우샤사마~" 배웅을 받으며 퇴실ㅋ(사진은 출입문은 아니고 화장실 입구 사진이다)

매체에서 보아왔던 메이드카페의 모습과 크게 다르다거나 방문전에 예상했던 모습 외의 특별한점이 있다거나 할 것은 딱히 없는 표준적인? 메이드카페였지만, 생각보다 메이드들의 개성과 각자의 특기, 관심분야등의 배경이 다양하여 그들과 돌아가며 농담따먹기만 하는 것 만으로도 시간가는줄 모르게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흉악한 가격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란게,, 2시간 놀면서 무려 5만7천원(예약비용까지 포함하면 만원 추가!!)을 순식간에 써버렸다는게 좀 뼈아프다. 기회가 된다면 재방문의사는 있지만 솔직히 아피시온에서 비슷한 시간 보내는 비용에 두세배를 지불해야하는 곳에 자주 다닐 용기는 안 난다,, 만약 마지미라등의 일정으로 일본여행을 가게된다면 본토의 메이드카페는 어떨지 한번 가보고싶은 생각 또한 들었다. 여하간에, 처음 가보는 솔플고객도 재밌게 놀 수 있게끔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곳이니 관심있다면 다음주 홍대팝업가면서 한번 시간내어 들러보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