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충격의 연속이다.
27일 밤 KBS 2TV ‘스모킹 건’에서는 10여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 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의 전말이 소개됐다.
2014년 10월 29일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기자 회견장에 등장한 세 모자. 엄마 이경희(가명) 씨가 폭로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바로 “10년 가까이 남편과 시아버지에게 혼음을 강요당했고, 수차례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것. 피해 대상에는 심지어 두 아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 씨는 남편, 시아버지가 신도들을 속여 부를 축적해온 사이비 목사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직접 만난 강 씨 모습은 ‘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수사를 전담한 박미혜 전 서울시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 대장은 “작은 원룸에 살고 있었는데, 첫 모습이 너무도 궁색했다. (이 씨 주장처럼) 직업도 목사가 아니고, 피자 배달원이었다”며 “집안엔 변변한 가구 하나 없었다”고 회상했다.
강 씨는 오히려 “아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이 씨가 먼 친척이자 무속인인 이모할머니 김 씨에게 속아 거짓 폭로를 하고 있다는 것. 박 전 대장은 “수사 초기 김 씨를 만난 적이 있었다”며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와서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씨와 김 씨의 인연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어머니 병세에 차도가 없자 답답한 마음에 김 씨에게 문제를 상의했는데, 실제 김 씨가 시키는 대로 했더니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것. 그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 씨는 김 씨를 따르기 시작했고, 김 씨는 이 씨를 ‘신딸’로 삼은 뒤 본격적인 가스라이팅에 나섰다.
김 씨가 이 씨에게 한 첫 번째 요구는 친정과 인연을 끊으라는 것. 친정에서 “김 씨가 돈을 노리고 접근한 것 같다”고 걱정하자 이 씨에게 관계 단절을 요구한 것이다. 이후 이 씨는 남편 강 씨가 상속받은 부동산 등을 몰래 자기 명의로 돌려 50억을 챙겼고, 이를 김 씨와 김 씨 아들에게 모두 넘겼다.
알고 보니 김 씨는 과거 굿을 빌미로 고액을 요구해 논란이 됐던 요주의 인물. 안현모는 “범죄자, 사기꾼이자 전과자인 셈”이라며 “돈을 빼앗으려고 이 씨를 (심리적으로) 조정하고, 아이에게 거짓 고백까지 시킨 것”이라고 분노했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수사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밤 9시 4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KBS 2TV ‘스모킹 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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