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저치인 1360원대로 떨어졌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재정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유럽연합(EU)을 향한 고관세 위협이 촉매 역할을 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여기에 미국이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환율 절상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며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54.4원)보다 2.0원 오른 1366.4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136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에는 지난해 10월 16일(1362.6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달러 약세 배경에는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외 국가 제조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물리고, 유럽연합(EU) 제품에는 50%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하루 만에 관세 부과 시점을 7월로 연기했지만, 이러한 조치는 달러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신뢰를 다시금 흔드는 계기가 됐다.
달러 가치 하락은 최근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결정과도 맞물려 있다. 무디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춘 Aa1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미국 재정 적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개선 가능성이 낮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 법안 역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며 ‘셀 USA(미국 자산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글로벌 자금이 다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올해 초 110포인트 선에서 출발했으나, 지난달 중순에는 1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갔고, 급기야 전날부터는 202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인 98포인트대까지 하락했다. 반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44엔에서 142엔대로 올라서며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화 역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이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환율 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원화는 이번 주 들어 달러 대비 2.45% 상승했다. 이는 스웨덴 크로나(2.51%)에 이어 주요 6개국 통화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뒤를 이어 엔화(2.13%), 유로화(1.77%), 대만달러(0.85%), 위안화(0.51%)가 강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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