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팬데믹' 휴머노이드 시대 성큼…실업·빈곤 사태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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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팬데믹' 휴머노이드 시대 성큼…실업·빈곤 사태로 이어지나

한스경제 2025-05-25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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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 에이로봇, 레이보우로보틱스, 로브로스, 블루로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돼있다. / 연합
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 에이로봇, 레이보우로보틱스, 로브로스, 블루로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돼있다. / 연합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과 국내 대기업들은 제조 현장 혁신과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차세대 인력으로 '휴머노이드'를 선택했다.

휴머노이드를 노동력으로 가장 먼저 적용한 곳은 자동차 업계다. BMW는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오픈AI가 투자한 피규어의 '피규어02'를 사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양팔로 25kg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아폴로'를 선택했고,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는 연내로 자사 공장에 휴머노이드를 도입한다. 자동차 공정은 작업 환경이 위험한 데다 반복적이고 육체노동의 강도가 높아 휴머노이드 채택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IDTEchEx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로 160만 대의 휴머노이드가 자동차 산업에서 일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휴머노이드가 인력난을 겪는 3D(Dirty, Dangerous, Difficult) 시장뿐 아니라 유연성이 요구되는 산업 현장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CJ대한통운의 '물류 휴머노이드' 공동 개발 발표는 산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물류는 매일 수많은 종류의 상품을 다뤄야 해 자동화 난이도가 가장 높은 산업인데, 사람처럼 판단하고 동작하는 휴머노이드가 최적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물류 공장에서는 작업자가 물건을 보고 무게를 짐작하거나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나 물성을 인식해야 해 로봇 도입이 어려웠다. 실제로 사람은 상품을 잡을 때 직관적으로 그 물건의 상태를 파악하고 적당한 압력으로 쥘 수 있지만 로봇은 아직 그 수준이 안된다. CJ 대한통운은 향후 AI 로봇이 인간만의 고유 능력이던 의사결정 직무까지 대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로봇이 '머리'를 쓰게 되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던 독점영역이 허물어지는 것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룰 수 있는 공정이 계속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15회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5)에 참가한 CJ 대한통운 부스 / 연합
'제15회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5)에 참가한 CJ 대한통운 부스 / 연합

로봇과 자동화 기술의 확산이 실업과 빈곤을 유발할 거라는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5 업무동향지표'를 통해 AI가 단순한 기술 수준을 넘어 산업 구조와 노동의 개념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리더의 82%(한국 77%)는 향후 12~18개월 이내에 AI 에이전트를 조직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은 AI 에이전트 도입이 인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AI와 휴머노이드가 향후 노동 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지 가늠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더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라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인력이 부족한 자동차·조선 등 업종에서 구인난의 타개책이 될 것이며 이후 의료나 다른 제조업 자동화 등으로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머노이드의 발전 속도를 두고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문송천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모든 기술은 상용화 시점을 20년 후로 짐작해야 한다"며 "피지컬 AI든, 양자 컴퓨터든 완전한 상용화를 거론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외국인 고객을 위한 환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더즌 환전 키오스크'를 새로 도입한다 / GS25

AI로 인한 노동환경의 변화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로봇 시대 살아남기'의 염규현 저자는 팬데믹 동안 비대면 경제가 촉진되며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이 큰 폭으로 감소한 전례를 참조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1명 이상의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2019년 2월 154만 명이었다가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이듬해 2월 137만 명으로 17만 명이나 감소했다. 키오스크라는 로봇이 도입되며 단순 계산이나 기계 조작 등의 직업이 줄어든 반면 기계의 대체가 어려운 '배달 대행' 같은 플랫폼 기반 일용직은 증가했다. 

노동시장의 로봇 시대는 본격적인 개화기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시대 이후 미국은 중국보다 높은 제조 비용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기업의 최종 생산비가 증가하지 않도록 '자동화'를 권유하고 있다.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향으로의 기술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차기 대선주자들도 로봇을 노동력을 보완할 핵심 열쇠로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조선업 공약을 발표하면서 “설계부터 생산, 물류, 품질관리, 안전까지 전 공정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AI와 산업용 로봇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1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 휴머노이드 분야 글로벌 최강국을 목표로 국내를 대표하는 휴머노이드 전문가와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협력체를 출범시켰다.

2018년 LG경제연구원은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AI를 통해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직업이동이 어려운 근로자들의 경제적 충격이 심화되고 경제 전반의 양극화 문제를 확산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개인과 기업들은 AI로 인한 경쟁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AI로 인한 경제 구조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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