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구단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치른 뒤, 올여름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 일간지를 비롯한 복수 매체는 유로파리그 결승전 패배 이후 구단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소속 선수 전원이 매각 대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시간으로 22일 새벽 맨유는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에 패하며 트로피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35년 만에 단 두 번째로 유럽 대항전 출전권을 놓쳤고, 동시에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루벵 아모링 감독의 팀은 현재 리그 16위에 머물러 있으며, 시즌 종료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브루노 페르난데스마저 매각 고려
폭스 스포츠는 영국 언론 보도를 종합해 맨유의 내부 상황을 소개했다. 구단 재정 악화로 인해 구단이 선수단 전원에게 '판매 가능' 딱지를 붙였으며, 여기에는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조차 예외가 아니라고 전했다. 실제로 페르난데스는 토트넘전 패배 후 인터뷰에서 스스로의 거취와 관련해 구단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는 항상 정직하게 말해왔습니다. 구단이 저에게 '이제 떠날 때'라고 말하는 순간까지 이곳에 남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구단이 재정적인 이유 등으로 이별을 택한다면, 그것이 축구입니다. 그런 상황이 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죠."
30세의 페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맨유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였지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를 내놓는 희생적인 자세를 취하며, 전면적인 리빌딩 필요성을 인정했다.
가르나초, 출전 시간 불만 표출…이적설 재점화
유망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역시 불만을 드러내며 향후 거취에 의문을 남겼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메이슨 마운트에게 선발 자리를 내준 그는 경기 종료 19분 전 교체 투입되었으며,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결승까지 오면서 모든 라운드에 출전해 팀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20분밖에 뛰지 못했어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실망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가르나초는 지난 1월 나폴리와 첼시의 관심을 받았으며, 이번 시즌 중에도 아모링 감독과의 불화설이 제기된 바 있다. 그는 이어서 "결승전 결과뿐 아니라, 올 시즌 전체가 제 거취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름 이적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장과 감독, 동시에 '사퇴 의사'…혼란의 서막?
아모링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구단이 원하지 않는다면, 보상금 같은 이야기 없이 떠나겠다"고 밝혔으며, 주장 페르난데스 역시 자발적인 이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팀 내 리더십 핵심 두 인물 모두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한편, 결승전 선발 제외에 불만을 품은 가르나초의 형 로베르토는 SNS를 통해 "가르나초가 버림받았다(thrown under the bus)"는 표현까지 써가며 감독의 결정을 비판했다.
아모링 감독은 이에 대해 "준결승전에 마운트가 교체로 나와 두 골을 넣으며 경기를 바꿨다. 오늘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며 선발 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그 때 빌바오전 전반 찬스를 놓친 게 누구였냐? 맞다, 가르나초였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맨유는 유럽 대항전 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침체기에 직면한 현재, 그 어떤 선수도, 심지어 주장도 예외 없는 ‘전원 매각 가능’ 체제로 돌입한 맨유의 향후 여름 이적시장은 팬들과 축구계를 들썩이게 만들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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