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사람의 신장(콩팥) 기증 후, 기증자의 남은 신장 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의료 현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삼성서울병원 장혜련·전준석 신장내과 교수와 차원철 응급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신장 생체 기증 전에 시행하는 필수 검사 결과를 AI에 학습시켜 기증 후 잔존 신장의 사구체여과율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최근 국내 특허까지 출원했다고 23일 밝혔다.
신장은 체내 노폐물과 독소를 걸러내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기능이 손실된 환자에게는 신장 이식이 궁극적인 치료법이다. 건강한 사람은 두 개의 신장을 가지고 있어 하나를 기증해도 남은 신장이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생체 기증자의 건강 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 왔다.
이번에 개발된 AI 알고리즘은 기증자의 나이, 성별, 키, 체질량지수(BMI)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사구체여과율,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등 기증 전에 시행하는 필수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기증 후 남은 단일 신장의 사구체여과율을 예측한다. 사구체여과율은 신장 기능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신장을 기증한 823명의 실제 데이터를 활용, 다양한 AI 모델을 비교 분석하여 예측 오차가 가장 낮은 최적의 모델을 채택했다. 특히 별도의 앱이나 장치 없이 웹 기반 문항에 검사 결과를 입력하면 기증 후의 사구체여과율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개발된 AI 알고리즘을 차세대 전산화의무기록(EMR) 시스템 ‘다윈’에 탑재하여 의료진이 진료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신장 기증을 고려하는 공여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혜련 교수는 "신장 기증은 특정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거나 기대여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음에도 여전히 걱정이 큰 것이 현실"이라며 "AI 모델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걱정을 덜어 기증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원철 교수는 “AI 기술 발전이 의료 현장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AI 연구를 통해 정밀 의료 시대를 열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생체 신장 기증은 1257건으로, 국내 신장 이식의 대부분은 배우자, 부모, 자녀 등 가족 간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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