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재판을 진행 중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직무관련자로부터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대법원이 각각 수사와 조사에 착수했다.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은 지 부장판사를 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공수처 수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대법원이 사실 관계 확인을 마무리 짓고 재판에서 배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함익병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지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50대 남자라면 룸살롱에 가봤을 것"이라며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룸살롱 의혹 핵심은 '직무 관련성' 및 '접대 비용'
앞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4차 공판 진행에 앞서 관련 논란에 대해 "평소 삼겹살에 소맥(소주·맥주)을 마시면서 지내고 있다"며 "의혹이 제기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를 가서 접대를 받는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직후 의혹을 뒷받침할 사진을 공개하며 여론은 지 부장판사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수처와 대법원의 수사와 조사도 시작됐다.
공수처는 19일 '룸살롱 접대 의혹'으로 고발된 지귀연 부장판사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대법원 윤리감사관실 역시 사실 확인을 진행 중이다.
윤리감사실은 지난 16일 해당 업소를 현장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회 자료, 언론 보도 등을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비위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정식 감사에 돌입하거나 결과에 따라 대법원장 등에게 해당 법관의 징계나 재판부 교체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직무 관련성'과 '접대 비용'이다. 즉, 재판과 관련된 측으로 부터 접대를 받았는지 여부와 청탁금지법이 정한 금액을 넘어섰는지가 확인되야 한다. 청탁금지법에선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자체 조사만으로는 비위 사실 확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내란 재판을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2일 MBC라디오에서 "대법원에서 선거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러저러한 이유를 갖고서 대선 전에 사실관계가 확인된다고 해도 발표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과 관련해 지목된 업소에 대해 경찰과 강남구청이 불시에 합동점검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오후 강남구청으로부터 단속 등 현장점검 요청을 받고 해당 업소에 대한 단속에 나섰으나 문이 닫혀 있어 실제 점검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 업소는 1993년부터 단란주점으로 신고하고 영업을 해왔으나 지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이 제기된 뒤 간판을 내리고 지난주부터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단란주점은 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달리 유흥 종사자를 둘 수 없어 경찰과 구청은 이 업소가 단란주점으로 영업 신고를 해두고, 실제로는 유흥 종사자를 고용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함익병 "50대 이상 남성 다 룸살롱 경험" 지귀연 옹호 논란
이준석 "국민 확신할 만한 정황 나오지 않아"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지 부장판사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함익병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1일 자신의 채널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지금 민주당에선 지귀연 판사가 룸살롱에서 접대받았다고 하는데, 제 나이 또래면 룸살롱 안 가본 사람이 없다고 본다"며 "대한민국 50대 이상 남성은 룸살롱에 다 가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에 대해 "룸살롱 가서 친구 3명이 술 먹다가 어깨 올리고 사진 찍은 분 있으면 단 한 분이라도 나와 보라"며 "제왕 등극을 앞둔 민주당에서 막강한 의회 권력을 갖고 사법부를 핍박하는데 법원 행정처에서 조사를 안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 사진은 룸살롱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어떤 프레임을 갖고 가기 위해서 그런 사진을 공개했는지 모르겠는데 잘못됐다. 나중에 선거판에서 역풍이 불 수도 있는 억지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함 위원장의 발언은 논란의 핵심인 '직무 관련성'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룸살롱에 간 것이 무슨 문제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같은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귀연 판사의 (일탈)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빨리 공개하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2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 판사가) 자발적으로 그런 곳에 간다기보다는 비즈니스적인 관계 속에서 상대 때문에 그렇게 가는 경우도 있다는 정도로 말씀하신 거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판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한 접대나 일탈 행위가 있었다면, 그 증거가 명백히 드러나는 상황 속에서 책임져야 한다"면서 "아직은 국민이 보기에 확신할 만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주 "함익병, 또래 남성 일반화 황당…지귀연 감싸는 이유 무엇인가"
함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추혜선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함익병 위원장은 또래 남성을 유흥업소 출입객으로 매도하며 내란 수괴 돌보미를 자처하는 지귀연 판사를 옹호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추 대변인은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는 판사를 옹호하겠다고 또래 남성들을 유흥업소 출입자로 일반화하다니 황당하다"며 "더욱이 지귀연 판사는 내란 형사 재판을 맡고 있음에도 윤석열을 구속 취소해주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특혜를 주고 있는 문제 판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지귀연 판사를 감싸는 이유가 무엇인가? 12.3 비상계엄의 그날 밤 비상계엄에 분개하던 함익병 위원장은 다른 사람인가? 개혁신당이 내란 옹호로 돌아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