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르네상스 오나...두산에너빌리티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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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르네상스 오나...두산에너빌리티 고공행진

주주경제신문 2025-05-22 10:37:53 신고

전 세계 원전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이 원전 산업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2주 최고가인 3만93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약 32% 상승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불안, 그리고 인공지능(AI) 시대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글로벌 원전 기조에 변화가 일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체르노빌, 스리마일섬,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에 앞장섰으나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제한하면서 원자력을 재평가하는 추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또한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현재의 네 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 중국에 비해 미국이 원자력 발전에서 뒤처졌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벨기에는 22년 만에 탈원전 정책을 폐기했고, 덴마크도 최근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 세계 최초의 탈원전 국가인 이탈리아는 마지막 원자력 발전소가 폐쇄된 지 25년 만에 원자력 사용을 다시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스페인 역시 향후 10년 안에 원자로 7곳을 폐쇄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대안으로 원전 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전은 단위 부지 면적당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량이 압도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무탄소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넷제로(Net Zero) 전략과도 부합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30년까지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절반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블룸버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이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전 세계적으로 계획되거나 제안된 400여개의 원자력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이들 중 43%를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10년 내 한국이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 수출국 중 하나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러시아, 중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이 수십 년 동안 화석연료 탈피를 목표로 독자적인 원자력 기술을 개발해 온 결과다. 또한 엔지니어링, 건설, 에너지, 금융 등 연관 분야가 함께 움직이는 ‘팀코리아’ 구조도 한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서방 국가들이 중국·러시아처럼 권위주의 국가의 기술을 꺼리는 상황에서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또한 국내 원전 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상헌 iM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원전 산업의 경쟁력은 납기 준수에 있다. 원자력 발전도 플랜트 공사이기 때문에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많은 패널티와 비용이 발생한다. 발주처에서도 이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챗GPT]

한수원을 중심으로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참여한 팀코리아는 원전 4기를 운영 중인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메가와트)급 원전 5·6호기를 건설하는 사업의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당초 팀코리아는 올해 3월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후 체코 경쟁보호청(UOHS)에 제소하면서 계약 시점이 연기됐다. EDF는 한국 정부가 한수원에 실질적인 보조금을 지원해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았고, 2022년 3월에 시작된 체코 원전 입찰은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증권업계는 체코 원전 계약이 일정상 지연될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차질 없이 체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출 계약을 최종 체결할 경우 이는 한국의 두 번째 대규모 상업용 원전 수출 사례가 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 수주 이후 16년 만의 성과로, 특히 유럽 시장에 대한 첫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수원이 원전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주기기 공급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관련 수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1차 및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뿐 아니라 시공의 일정 부분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약 3조8000억 원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동 지역에서는 UAE의 원전 5·6호기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1.4기가와트(GW)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바라카 원전 1~4호기의 성공적 수행을 감안하면, 향후 중동 원전 수주에 우리나라가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선을 앞둔 가운데 여야의 원전 정책 기조가 두산에너빌리티의 해외 수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5년부터 플랜트 사업 부진과 수주 감소로 실적 악화를 겪는 와중에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돼 추가 부담이 가중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원전을 활용하되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원전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국내 정책 기조와는 크게 관련이 없으며, 각 나라는 자국의 특성과 조건에 따라 어떤 발전원을 선택할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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