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진혁 기자 =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영웅이 될까, 아니면 광대가 될까.
토트넘 홋스퍼는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토트넘은 과감한 이중 노선을 탔다. 하위권에 처진 프리미어리그를 완전히 포기하고 UEL 타이틀 경쟁에 ‘올인’을 택한 것. 극단적인 선택이었지만, 분명 일리가 있는 방식이다.
프리미어리그 21패를 당하며 1992년 이후 역대 최다 패와 최저 승점(38점)을 기록 중인 토트넘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5위까지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이 배당되기에 17위 토트넘이 UCL에 나가기 위해서는 UEL 우승밖에 방법이 없다.
조롱받기 충분했다. 영국 공영 방송 ‘BBC’는 “토트넘과 맨유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채 UEL 결승전에 진출했다”라고 평가했다. 한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일명 수시인 리그를 포기한 ‘정시파이터’라는 오명 섞인 별명이 붙기도 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토트넘의 ‘올인’ 전략은 화제다. 경기 전 영국 현지 신문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의 현 상황에 대해 ‘영웅과 광대 사이’라는 제목의 한 기사가 올라왔다. 말 그대로 UEL 우승 시 영웅이 되겠지만, 실패 시 조롱받는 과대가 될 것이라는 뜻이었다.
해당 기사를 접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 가지 말하고 싶다. 내일 결과가 어떻든 난 광대가 아니고 앞으로도 광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26년 동안 누구의 특혜도 받지 않고 유럽 주요 대회에서 클럽을 이끄는 자리까지 올라온 사람에 대해 그런 용어를 쓰다니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는 게 내가 바보라는 뜻이라고 하다니,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고 발끈했다.
한편,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 문제가 화제다. 현지에서는 UEL 우승을 달성하더라도 최악의 부진을 거듭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유럽 이적시장에 능통한 톰 바클리 기자는 19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L 결승전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시즌이 끝나면 토트넘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영웅이 돼서 떠날지 광대가 돼서 떠날지는 이번 맨유와의 결승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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