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 넥슨의 신작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출시 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마비노기 모바일은 지난 3월 27일 출시 직후부터 이용자가 몰리기 시작하더니 두 달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매출 상위권을 지키며 여론을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넥슨이 2004년 PC로 출시한 MMORPG ‘마비노기’를 모바일 환경과 최신 트렌드에 맞춰 리메이크한 게임으로 2017년 7월 처음 공개됐다.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하던 데브캣 스튜디오는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 등을 개발한 넥슨의 대표적인 개발 조직으로 2020년 넥슨코리아 산하 스튜디오에서 별도 법인을 설립해 분사했다.
데브캣이 기존한 개발했던 게임은 넥슨코리아가 직접 서비스를 담당했기 때문에 분사한 데브캣은 개발 조직만으로 구성됐다. 매출이 전혀 없었으므로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이 늦어질 때마다 적자가 쌓여 갔는데 매년 모기업인 넥슨코리아로부터 수백억원의 자금을 차입해 회사를 운영했다. 올해 초까지 누적된 차입금만 1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마비노기 모바일의 출시가 늦어지고 개발비만 계속 쌓여가는 상황에서 공개된 게임의 그래픽과 영상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개발사인 데브캣에 대한 비판도 강해졌다. 마비노기 모바일 출시 직전까지 인터넷 여론이나 관련 미디어의 전망만 보면 마비노기 모바일의 흥행 실패는 기정 사실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을 뒤엎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출시 후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생각보다 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입소문을 탄 마비노기 모바일은 첫 날부터 서버 입장 대기열이 생기고 둘째 날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찍으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모바일 앱 데이터를 제공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마비노기 모바일의 첫날 이용자는 31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서비스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마비노기 모바일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장기 흥행 체제에 들어갔다.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출시 후 5월 15일까지 마비노기 모바일의 누적 매출은 3000만달러(416억원)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면 모기업으로부터 차입한 1100억원의 부채는 올해 말까지 전부 청산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론적이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은 인기 게임이었던 마비노기 IP(지식재산권)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던 게임으로 초기 흥행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리니지 라이크’ 형태의 MMORPG 아니면 서브컬처게임, 중국산 캐주얼 게임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어 장기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지금처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카툰 그래픽의 귀여운 그래픽과 원작 감성을 가져온 생활 콘텐츠, 생각보다 잘 만든 전투 시스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커뮤니티 등이 꼽힌다. 특히 게임 내 설정 나이에 따라 외형이 달라지는 캐릭터는 많은 이용자들에게 호평받고 있으며 캐릭터 꾸미기가 게임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물론 문제점도 많다. 사람에 따라서는 모바일게임의 진입 장벽으로 여겨지는 과금 시스템이 꽤 부담스럽다. 욕심을 버리고 가볍게 즐기려면 무과금이나 소과금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코스튬이나 펫에 욕심을 내면 수십에서 수백만원의 지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적화 문제도 단점으로 지적받는다. 모바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스마트폰에서 즐길 경우 발열이 많으며 PC 클라이언트의 최적화 문제도 불거졌다.
서비스 초반 일부 인기 서버에 이용자가 집중되면서 서버 포화 상태가 지속되는 등 운영 문제도 있었다. 최근에는 게임 내 오류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며 이용자들이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초반부터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초반 튜토리얼과 성장 구간의 개편도 필요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마비노기 모바일의 예상 외의 흥행은 리니지 라이크 일색의 국산 MMORPG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금 부담이 낮고 전투 외에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으며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아도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걸 마비노기 모바일이 증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불안 요소도 남아 있다. 게임 내 콘텐츠 소비가 빠른 국내 이용자들의 특성상 출시 세 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장기 흥행도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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