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한국 채소인 미나리가 뜻밖의 인기를 끌며 현지 식문화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강한 향으로 호불호가 갈리던 미나리가 한류 음식 열풍을 타고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수요 급증과 함께 가격까지 치솟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나리 삼겹살’이 화제가 되며, 관련 음식들이 일본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에서 인기 몰이중인 미나리 삼겹살
일본 TBS의 인기 프로그램 ‘히루오비’는 최근 방송에서 미나리 삼겹살의 인기를 집중 조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도쿄 신오쿠보 지역에는 한국식 미나리 삼겹살을 맛보기 위한 손님들의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한 주점 업주는 “전체 손님의 90%가 미나리 찌개를 주문하고, 그중 대부분이 재방문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방송에 출연한 일본 시식단은 “미나리의 상쾌한 향이 삼겹살의 기름진 맛을 잡아줘 조화롭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방송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에서 미나리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유’라는 키워드가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따라 도쿄 내 미나리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 수도 최근 10년 사이 4.2배 증가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미나리는 삼겹살 외에도 라면, 스파게티 등 다양한 요리에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인기는 늘었지만 줄어드는 재배 농가
미나리 인기에 따라 도매가격 또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일본 농업통계에 따르면 2023년 미나리 출하액은 4억8000만 엔(약 46억2000만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치를 웃도는 수치로, 그만큼 소비자 수요가 커졌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출하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미나리 재배 농가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주산지 중 하나인 미야기현에서는 농업 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로 인해 신규 농가 유입이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야기현은 농기계 정비비 등의 보조금을 지원하며 미나리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현지 농정부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재배를 위해 젊은 농업인의 참여가 절실하다”며, 미나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류 음식 열풍과 맞물려 한국의 전통 채소가 일본에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미나리 농가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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