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는 우승할 줄 모르는 팀이지만, 그 멤버라고 해서 다 무관은 아니다. 토트넘에 오기 전에 트로피 하나쯤 챙겨 본 선수가 더 많다. 손흥민처럼 탁월한 실력을 갖췄는데 트로피 진열대가 텅 빈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이야기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토트넘홋스퍼 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경기가 열린다. 둘 중 이기는 팀은 이번 시즌을 트로피와 함께 마무리하면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까지 손에 쥘 수 있다. 지는 팀은 21세기 최악의 시즌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다.
▲ 데이비스는 ‘기성용 동료’로서 우승 경험이 있다
토트넘이 2008년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으니, 토트넘에서 오래 뛴 선수라면 무관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얼마 전까지 손흥민, 벤 데이비스,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가 그랬다. 이들 중 케인과 다이어는 바이에른뮌헨으로 이적해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데이비스는 2014년 토트넘에 와 손흥민보다 1년 근속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프로 무대에서 우승한 경력이 버젓이 있다. 고향팀이자 첫 소속팀이었던 스완지시티에서 2012-2013 잉글랜드 리그컵 정상을 밟아 봤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데이비스는 20세 어린 나이에 주전으로 활약했다.
스완지는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팀이었는데, 우승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16강에서 리버풀을 만났는데 3-1로 승리했다. 4강 첼시전은 1차전 2-0 승, 2차전 0-0 무승부로 통과했다. 결승전에서 4부 브래드퍼드시티를 만나 5-0으로 가볍게 제압하면서 정상을 밟았다.
당시 데이비스의 팀 동료 중에는 기성용도 있었다. 기성용이 손흥민보다 PL 경력이 훨씬 짧고 뛰었던 팀의 전력도 토트넘만 못했지만, 그는 트로피 하나를 들고 잉글랜드를 떠날 수 있었다. 이렇게 우승 운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트로피 하나쯤 줍게 된다.
▲ 비카리오와 비수마, 너희들이 전부야?
현재 토트넘에서 33세 손흥민 다음으로 오랫동안 우승을 갈망해 온 선수들은 29세 동갑인 굴리엘모 비카리오, 이브 비수마가 있다. 비카리오는 이탈리아 하부리그, 세리에A 하위권인 엠폴리를 거쳐 토트넘에 온 대기만성형 선수다. 비수마는 프랑스의 릴, 잉글랜드의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에서 뛰었는데 그가 뛰는 동안 모두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맨유는 ‘유관력’이 충만한 만큼 일부 유망주들을 제외하면 무관이 없다. 당장 지난 시즌만 해도 잉글랜드 FA컵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올해 영입 선수와 최근 1군으로 승격한 선수 외에는 모두 트로피 맛을 본 셈이다. 이번 시즌 영입된 21세 파트리크 도르구, 20세 레니 요로가 무관이긴 하지만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무관의 저주 운운하기 민망하다. 최근 영입된 선수 중 마누엘 우가르테는 파리생제르맹(PSG),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마테이스 더리스트는 아약스 및 바이에른뮌헨, 요주아 지르크제이도 바이에른 시절 다양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경험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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