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여러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혐의들 중 하나는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22억 6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이 2008년 2월이었으므로,
그 전에 수수한 금품을 뇌물로 간주해 처벌하려 한다면
'사전수뢰죄'를 적용해야 했다.
그렇다면 사전수뢰죄의 요건이란 무엇인가?
형법 제129조 2항에서 말하기를,
[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가 그 담당할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후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라고 적혀있는데...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를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이명박의 사례 맞춤으로 바꾸어보면 '대통령이 될 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은 선거를 치르기도 전부터 이미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 인정받을 만한 정도였는가?
YES라면 언제부터 '대통령이 될 사람'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이것이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이명박 측 변호인단은
"아니 선거를 안 했는데 대통령이 될 예정인지 어떻게 앎??
최소한 선거를 시행하고 당선 확정이 됐을 때부터 따져야지"
라고 주장했고
검찰은 이명박이 대선 한참 전부터 지지율이 넉넉하게 1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대통령이 될 자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았다.
(법조계에서는 이 '공무원이 될 자'에 대해 해석할 때에 있어서
꼭 확실하게 취임이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갖추고 있다면 그 역시 인정된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1심에서는
아무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었더라도
(이명박은 2006년 10월부터 1위를 놓치지 않았음)
대선이 11개월이나 남은 2007년 1월의 일에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는 판단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결했고
이명박이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한나라당 경선이 진행 중이었던
2007년 7월에는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2심에서는 기준이 조금 더 엄격하게 적용되어,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서 이명박이 박근혜를 근소하게 이겼던데 (여조와 선거인단을 합쳐 단 1.5%p 차이 결과), 경선까진 뚫은 뒤부터로 인정해야 할듯"
이라며 사전수뢰에 해당하는 시점을 한나라당 전당대회 날짜인 2007년 8월 20일부터로 수정했다.
1, 2심 재판부는 대선주자 지지율 외에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당시에
"경선만 통과하면 대통령이 되는 노마크 찬스"라고 표현한 것 또한 근거로 삼았다.
이 뒤로 대법원에서는 상고기각 판결이 나며
이명박은 법원 판결로
'경선 이긴 뒤부터는 사실상 대통령 자리 따놓은 사람' 타이틀을 인정받게 된 셈이 되었다.
2007년 대통령 선거가 얼마나 압도적인 상황으로 흘러갔는지 추측해볼 법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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