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의 축구인생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더럽힐 만한 이적설이 나왔다. 유벤투스다. 그러나 유벤투스건 인테르밀란이건 이탈리아 명문으로 이적하는 건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달 독일 ‘스카이스포츠’에서 ‘바이에른뮌헨은 김민재를 판매 불가 선수로 간주하진 않는다. 좋은 이적료 제안이 있으면 팔 것’이라고 보도한 뒤 이적설이 서서히 불어나고 있다. 최근 ‘팀토크’의 루디 갈레티 기자가 “몇몇 잉글랜드, 사우디, 이탈리아 구단이 김민재에 대한 정보를 (바이에른에) 요청했다. 유벤투스와 인테르도 여기 포함된다. 바이에른뮌헨은 한국인 센터백 김민재에게 적당한 이적료 제안이 올 경우 여름 매각에 열려 있다. 아직 진전된 협상은 없지만 관심은 커지는 중이다”라고 개인적인 정보를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이탈리아 팀 두 개가 거론됐다.
이 팀에 김민재가 어울릴까. 일단 전력과 전술만 놓고 보면 둘 다 괜찮다. 특히 인테르의 경우 센터백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테르는 시모네 인차기 감독의 3-5-2 포메이션으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진출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수비수가 최전방에 올라가기도 하고 포지션 체인지 매우 심한 전술이라 새로 온 센터백에게 적응기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김민재 영입시 맡을 자리는 스리백의 한가운데로 보인다. 좌우 스토퍼가 마구 올라가면 후방을 채워주는 임무다. 김민재에게 익숙한 ‘원백’ 그 자체다.
인테르에서 수비진 맨 뒤를 맡는 선수는 37세 노장인데도 정확한 판단으로 후방을 잘 커버해 주는 프란체스코 아체르비다, 그와 주전 경쟁을 벌이는 스테판 더프레이 역시 33세로 나이가 많은데다 시즌 단위로 기복이 있다. 둘 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다. 이들의 대체선수가 필요하다. 김민재 영입설이 나는 이유다.
유벤투스의 경우 다음 시즌 감독과 전술을 쉽게 말하기 힘들다. 일단 이고르 투도르 감독은 공격적인 3-5-2 구사한다. 스위퍼 역할은 인테르와 비슷하다. 다만 유벤투스는 주전 센터백 글레이송 브레메르, 페데리코 가티가 모두 부상당해 현재 전술은 임시변통이다. 부상자들이 돌아온다면 포백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하다.
김민재가 꺼릴 만한 팀은 유벤투스다. 유벤투스는 나폴리와 특히 심한 라이벌 관계다. 서로 원수로 여기는 수준이다. 김민재 입장에서 나폴리는 역대 가장 사랑 받은 팀, 개인 수상(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을 따낸 팀, 첫 빅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이다. 좋은 기억을 훼손할 이유가 없다.
유벤투스에 크리스티아노 준톨리 단장이 있어 김민재와 더 자주 연결되기도 한다. 준톨리 단장은 나폴리 단장 시절 김민재를 영입했던 장본인이다. 지금도 김민재의 기량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외 소셜미디어(SNS)의 소문처럼 '김민재에게 직통 전화를 걸어 설득했다'는 내용은 낭설로 보인다.
반면 인테르는 팀 문화, 전술, 집요한 체력안배 등 여러모로 좋은 선택지이며 호감이 갈 만하다. 인차기 감독이 집요한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선수 대부분 체력부담을 나눠준다는 것도 혹사 논란에 2년 연속 시달린 김민재에게는 좋은 점이다.
두 팀 모두 김민재를 영입하기 힘든 문제는 연봉이다. 연봉 삭감을 상당한 폭으로 감수하지 않는 한 어느 팀으로도 이적은 어렵다. 김민재의 추정 연봉은 1,200만 유로(약 190억 원)다. 이 연봉 그대로 유벤투스로 이적할 경우 팀내 연봉 2위가 된다, 지나치게 많이 받아서 애물단지인 최고연봉자 두샨 블라호비치 바로 다음이다.
인테르로 이적할 경우에도 연봉 2위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다음이고 니콜로 바렐라와 비슷한 액수다.
참고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김민재 영입설에 거론되는 팀들도 마찬가지다. 뉴캐슬유나이티드에 이적할 경우 팀 내 연봉 1위가 되고, 현재 센터백 중 최고연봉인 스벤 보트만보다 2배가 넘는다. 첼시에 가면 팀 내 2위가 된다. 리스 제임스보다 근소하게 적고, 라힘 스털링보다 약간 많다.
게다가 이탈리아 구단들은 이적자금도 충분치 않다. 임대 후 완전이적 형태를 선호한다. 바이에른의 김민재 이적 조건인 ‘충분한 제안이 있을 경우’를 충족하기 힘들다.
다만 연봉 부분에서는 김민재가 워낙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삭감해서 옮기는 게 마냥 이상한 일은 아니다. 김민재의 수령 연봉은 전세계 센터백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만약 팀을 옮기고자 하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있을 경우 어느 정도 삭감하는 것도 자주 보이는 일이다. 지난해 바이에른을 떠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간 마테이스 더리흐트도 연봉 삭감을 통해 맨유로 이적한 바 있다.
즉 이적이 성사된다면 바이에른에서 내쫓는 게 아니라 김민재 스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경우다. 김민재가 남고 싶은데 억지로 버려질 일은 없다. 선수의 의사가 이적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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