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허장원 기자] 마블을 구할 안티히어로들이 등장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 2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는 “마블 영화가 오락거리가 아닌 숙제로 전락했다”고 자신들의 작품을 평가했다.
파이기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로 마블 영화는 추락세다. 특히 지난 2023년 ‘더 마블스’로 손해액 2억 3700만 달러(한화 3369억 원)로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마블은 변했다. 2023년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더 마블스’, ‘시크릿 인베이젼’, ‘로키 시즌2’ 등 5개 작품을 개봉했다. 그러나 2024년에는 ‘데드풀과 울버린’, ‘에코’와 ‘전부 애거사 짓이야’ 등 3개 작품만 공개했다.
작품 수를 줄인 덕인지 ‘데드풀과 울버린’은 전 세계 수익 12억 6200만 달러(한화 1조 7943억 원)를 기록하며 마블 첫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인데도 흥행에서 성공했다.
여기에 마블의 청신호를 나타내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지난달 30일 개봉한 ‘썬더볼츠*’다. 국내 영화 평점 사이트 ‘키노라이츠’에서는 신호등 평점 96.27%를 기록하며 키노인증작품으로 선정됐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마블이 돌아왔다고 하기엔 새로운 맛”, “사람을 구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그게 히어로 아닌가? 오랜만에 히어로 영화가 어떤 건지 느꼈다” 등의 평을 남겼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전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썬더볼츠*’는 신선도 지수 88%를 기록하며 신선도 마크를 획득했다. 관객 지표를 나타내는 팝콘 지수에서도 94%를 기록했다.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없을 때 세계가 위험에 빠지면 누가 시민들을 구할지 알려주는 작품이다. 앞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를 떠나보낸 후 삶에 공허함을 느끼던 옐레나(플로렌스 퓨)가 전직 스파이, 암살자 등과 한 팀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실의에 빠졌던 썬더볼츠 멤버들은 두 번째 기회를 잡기 위해 뭉쳤다. MCU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안티 히어로'(전통적인 영웅상과 어긋나는 캐릭터)가 새로운 어벤져스가 된다는 점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블랙 위도우를 떠나보내야 했던 옐레나와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 1대 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를 먼저 보낸 윈터 솔저(세바스찬 스탠), 친구가 죽자 2대 캡틴 아메리카로의 의무를 져버린 U.S. 에이전트(와이엇 러셀)과 가족을 잃은 후 생긴 몸이 통과되는 부작용 때문에 쉴드에 이용당했던 고스트(해나 존케이먼) 등이 한 팀이 되어야 하는 임무를 안았다.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그레이스 윤은 “시각특수효과(VFX) 팀과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비전을 가지고 통합된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슈퍼 히어로가 주제가 아니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 이들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며 색을 정했다”고 전했다. 기존의 히어로 작품과는 다른 미술적인 차별성을 내세웠다.
편집 감독인 해리 윤은 “‘썬더볼츠*’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릿하게 스토리를 구성했다. 이는 매우 특별한 점”이라며 “단순한 히어로와 빌런보다는 고통과 치유의 대결이다. 전투의 양상도 거기에 맞춰졌다. 이를 어떻게 관객에게 설명할 지 고민도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포춘이 12일(현지 시각) 발표한 바에 따르면 ‘썬더볼츠*’는 개봉 2주 차인 이번 주는 3310만 달러(한화 470억 185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개봉 첫 주의 7430만 달러(한화 1054억 3170만원)보다 55% 감소했지만 전세계 누적 수익이 2억 7220만 달러(한화 3862억 5180만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미국과 전 세계에서 개봉한 영화 중 4번째로 높은 수익이다.
마블과 DC코믹스로 대표되는 영웅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어쩌면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보다는 인간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 안티히어로의 고군분투가 관객에게 필요했던 셈이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디즈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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