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에서 본 2025 조기 대선] ① 민심을 묻다 : 대통령은 없고, 민심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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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에서 본 2025 조기 대선] ① 민심을 묻다 : 대통령은 없고, 민심은 있다

금강일보 2025-05-12 18:41: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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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 제작

2025년 6월 또 한 명의 대통령을 뽑는다. 그러나 유력 후보의 고향에 충청은 없다. 충청은 언제나처럼 판세를 흔들 수는 있지만 정작 선택지에서 배제된 자리에 머무른다. 단 한 번도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충청에서 대통령선거는 때때로 소외의 감각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모두 떠난 건 아니다. 시민들은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분노하고, 떠났다가도 다시 참여한다. 2017년 촛불 광장에서 터져 나온 개혁의 외침은 이제 권력기관을 바꾸라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그 말은 바람이라기보다 경고에 가깝고, 희망보다는 마지막 확인처럼 들린다. 정치인은 사라졌지만 여론은 살아 있다. 유권자들은 충청을 거쳐 가며 이 지역을 거울 삼아 전국의 민심을 바라본다. 대통령이 없는 땅에서 정치의 흐름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 충청은 또 묻는다. 왜 우리는 언제나 바깥인가. 그 물음은 곧 한국 정치의 가장 불편한 응답으로 되돌아온다.

이번 조기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개혁’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내달 3일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충청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검찰, 감사원, 경찰 등 권력기관 개편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졌던 2017년 제19대 대선과 닮은 흐름이다. 8년이 흘렀지만 유권자들은 또 같은 주제를 꺼내 들었고 이번엔 기대보다 피로와 단호함이 더 짙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21대 대선 주요 의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1.1%가 권력기관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정치개혁 응답률(21.3%)과 거의 같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1순위였던 서민주거 안정(14.8%)이나 일자리 창출(12.4%)보다도 높은 수치다. 민생보다 제도 손질이 우선된다는 이 흐름은 정치 불신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드러낸다. 매니페스토본부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2017년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며 특히 부패 척결과 제도 개선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1대 대선은 19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헌정 시스템이 멈춘 상태에서 치러진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이라는 정치적 단절 속에서 유권자들은 다시 제도 전체의 정당성과 기능을 평가하는 국면에 섰다. 조건은 유사하지만 민심의 결은 확연히 갈라진다. 19대 대선이 분노와 교체의 열망이 분출된 시기였다면 21대 대선은 반복된 좌절과 정치 시스템 전반에 대한 냉소가 교차한다. 21대 대선 의제 3순위로 공정과 상식 회복 등 민주주의 복원(17.4%)이 오른 것은 단순한 권력기관 조정이 아니라 정치 질서 자체에 대한 재구성 요구로 읽힌다.

충청 민심 역시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충청은 전통적으로 정당보다 인물과 이슈 중심의 판단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역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충청권 유권자들은 메시지와 인물에 따라 선택을 크게 달리해 왔고 ‘캐스팅보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선거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구도다. 충청 출신 주자는 없지만 여론은 이 지역을 통과한다. 정당 체계에 대한 신뢰는 약해졌고 정치와의 거리 두기는 더 깊어졌다. 표면적으로는 중도에 가깝지만 실질적으로는 체제 정치에 대한 유보적 회의가 깔려 있다. 정치의 중심 무대는 아니지만 판세를 흔드는 실질적 동력은 충청에 있다. 충청의 이 양가적 위상은 이번 대선에서도 되풀이된다.

정치학에서는 같은 개혁 요구가 반복될 때 이를 체제 기능의 이상 신호로 본다. 같은 외침이 다시 등장했다는 건 해결되지 않았다는 뜻이자 정치 구조가 스스로 문제를 재생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권자가 또 ‘개혁’을 외치는 지금, 그것은 바람이 아니라 8년에 걸쳐 축적된 실망이 터져 나온 최후의 통첩일 수 있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정권 교체만으로는 치유되지 않는 깊은 불신이 자리 잡았다. 내달 대선의 핵심은 ‘누가 바꾸느냐’가 아니라 ‘이번엔 정말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유권자의 눈은 더욱 냉정해졌고 그 바람은 그만큼 더 무거워졌다”라고 진단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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