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 미소녀 일러스트 등 오타쿠 문화 요소를 메인으로 내세운 서브컬처게임이 게임 산업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기 게임과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협업(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상승 효과를 만들어 내는 마케팅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브컬처는 본래 주류가 아닌 문화 콘텐츠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한 분야에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들이 모여 작은 집단 내에서 소비하던 비주류 문화 콘텐츠를 보통 서브컬처로 분류한다. 하지만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 문화 콘텐츠의 전파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집단의 규모가 커졌고 이와 함께 관련 시장도 확대됐다. 서브컬처는 이제 비주류가 아닌 하나의 장르로 정착했다.
10일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넥슨의 서브컬처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에서 크게 흥행하며 출시 4년 만에 전 세계 누적 매출 6억5000만달러(약 9100억원)를 달성했다. 시프트업의 건슈팅 액션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는 올해 1월까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서브컬처게임은 장르 특성상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아 관련 캐릭터 상품(굿즈) 시장도 활성화되기 쉽다. 캐릭터 일러스트가 그려진 카드, 책, 음반, 브로마이드, 캐릭터 모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상품들이 제작돼 팔리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브컬처 장르의 시장 확장성이 이제는 일상으로 이어져 유명 식음료 프랜차이즈와의 협업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유명 커피 브랜드를 비롯해 햄버거, 치킨, 피자, 편의점 등 주로 젊은 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이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도 서브컬처게임과 협업해 갤럭시 시리즈용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출시하는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의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통, 식품 등 다양한 이색 브랜드와 컬래버를 진행할 경우 기존 이용자들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제공함과 동시에 게임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홍보 효과가 있어 게임 내외적으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루 아카이브와 협업을 진행했던 이디야커피는 행사 시작 당일 매출이 전주 대비 30%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벤트가 반복되면서 처음엔 어색해하던 이용자뿐 아니라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이제는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 서브컬처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협업 행사가 항상 이용자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서브컬처게임과 프랜차이즈의 초기 협업에서는 기존 메뉴에 일정 가격 이상 주문 시 캐릭터 상품을 증정하는 방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고가의 패키지 형태로 한정 메뉴를 구성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의 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협업에서는 캐릭터 상품 가격을 패키지에 포함시키면서 정작 품질은 좋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디저트 전문 커피 프랜차이즈와 협업을 진행한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의 경우도 이벤트 상품 구성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해당 메뉴는 음료 하나와 디저트 하나에 캐릭터 열쇠고리와 게임 속 재화를 포함해 1만5000원대에 판매 중이지만 포함된 음료와 디저트 가격은 반값 정도다. 나머지는 캐릭터 상품과 게임 재화의 가격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이러한 협업 행사에서 제공하는 캐릭터 상품은 매장의 편의를 위해 이용자가 상품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한 경우도 많아 원하는 상품을 얻기 위해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지출되기도 한다. 배달로 주문할 때는 매장에 따라 배달 비용을 추가해 받거나 최저 주문 금액을 올리면서 소비자의 부담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비싸지는 협업 상품의 가격 책정에 대해 물가 상승과 캐릭터 상품의 제작 비용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협업 과정에서 게임사와 프랜차이즈의 계약 관계 등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원인과 개선안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업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모양새가 지속된다면 게임과 프랜차이즈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행사 기획 단계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컬래버(협업)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 경우 컬래버 반응에 대한 이용자의 의견을 면밀히 살피고 추후 컬래버 기획 단계에서 반영해 더 만족스러운 형태로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