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아마존이 온라인 쇼핑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방위로 도입했다. 고객 취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와 '인터레스트 AI(Interest AI)'를 도입한데 이어 판매자를 위한 '프로젝트 아멜리아(Project Amelia)'로 재고·광고·판매 전략까지 지원한다. 이는 유튜브·틱톡·테무 등 '발견형' 플랫폼의 약진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으로, 발견형 AI가 소비자의 구매 여정에 적극 개입해 아마존이 쇼핑의 첫 페이지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 대화형 쇼핑 도우미 '루퍼스'…검색의 한계를 넘다
아마존이 내세운 대표적 AI 쇼핑 도우미 '루퍼스'는 고객이 명확한 상품 이름이나 카테고리를 몰라도 자연어로 묻기만 하면 최적의 제품을 제시한다. 예컨대 "추운 날 골프를 칠 때 필요한 용품이 뭐냐"고 질문하면 스포츠 의류부터 보온성 용품, 계절별 추천 액세서리까지 대화식으로 안내한다. 단순한 키워드 매칭을 넘어 소비자의 상황과 선호를 파악하는 AI의 진화된 능력이 돋보인다. 쉽게 말해, 루퍼스는 아마존의 방대한 제품 카탈로그, 고객 리뷰, 커뮤니티 Q&A 및 웹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된 생성형 AI 쇼핑 도우미인 셈이다.
판매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아멜리아'는 재고 관리·광고 효율·판매 전망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해 조언을 제공한다. 판매자가 "이번 주 매출 전망은 어떨까"라고 묻기만 하면, 경쟁사 동향과 계절성 수요, 고객 리뷰까지 종합한 예측 데이터를 보여줌으로써 중소 사업자도 대형 브랜드에 필적하는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발견형 AI 전환, 소비자 충성도와 매출 상승 견인
아마존이 '발견형 AI'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아마존 관계자는 "소비자 행동 패러다임의 변화와 데이터 기반 수익 모델의 시너지를 노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온라인 쇼핑의 60%가 소셜미디어·추천 피드를 통해 이뤄지며 특히 패션·뷰티 분야에서 '우연한 발견'이 매출로 직결되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아마존은 AI가 분석한 개인별 선호 데이터를 토대로 상품 설명을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동영상 광고를 AI가 직접 제작·배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같은 '감성 최적화' 전략 덕분에 AI 도입 후 아마존 자체 통계에 따르면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이 18% 증가했으며, 교차 판매를 통한 객단가 상승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 "우연한 발견이 매출로"…발견형 쇼핑의 부상
목적형 쇼핑은 말 그대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미 알고 있는 소비자를 전제로 한다.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명을 검색창에 입력하고, 가격과 리뷰를 꼼꼼히 살펴본 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쿠팡은 이 점을 노려 '로켓배송'이라는 강력한 배송 편의성과 검색 중심의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앞세워 빠른 구매 경험을 제공했다. 반복 구매가 잦은 생필품이나 기능적 성능 비교가 중요한 전자제품 분야에서 높은 효율을 보이며 초기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현재는 발견형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발견형 쇼핑은 사용자가 특별히 찾지 않아도 플랫폼이 관심을 끌 만한 상품을 제안하며 시작된다. 아마존 플랫폼은 이용자의 클릭 패턴·검색 이력·카테고리 선호 등을 종합해 개인화된 추천 콘텐츠를 카드 형태의 피드(feed)로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새로운 취향'을 경험하고, 예상치 못한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쇼핑 자체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최현호 전 동의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대에 따라, 소비자 쇼핑 취향과 대세에 따라 목적형 쇼핑이 매출에 직결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 인간·AI 협업 모델…개인화와 공정성 함께 추구
아마존의 AI 전략은 완전 자동화가 아닌,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전제로 한다. 주소 판독처럼 AI 신뢰도가 떨어지는 영역은 '아마존 증강 AI(Amazon Augmented AI)' 시스템을 통해 인간 검토자가 개입해 정확도를 보완한다. 이 과정에서 잘못 분류된 데이터나 모호한 정보는 인간의 손을 거쳐 재검증된다.
나아가 추천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인 AWS의 생성형 AI 플랫폼 '베드록(Bedrock)'을 활용, 지역 기후와 고객 데이터를 학습한 수천 개의 맞춤형 모델을 개발 중이다. 예컨대 태풍 시즌을 앞둔 일본과 플로리다 고객에게 각각 다른 '방풍 대비용 용품'을 추천해 개인화된 쇼핑 경험과 함께 공정한 알고리즘 운영을 실현하고 있다.
최현호 교수는 "아마존이 AI를 단순한 추천 도구로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여정 전반에 걸쳐 개입점을 넓히는 전략은 필수적"이라며, "특히 '발견형 쇼핑'이 강화된 현재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맥락 기반 추천'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아마존이 확보한 방대한 구매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개인화 수준을 계속 고도화한다면 유튜브나 틱톡 같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제공하는 몰입감 있는 쇼핑 경험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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