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의 산토리니' 영덕 따개비마을, 산불 폐기물과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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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국의 산토리니' 영덕 따개비마을, 산불 폐기물과 '전쟁중'

연합뉴스 2025-05-08 10:4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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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할퀸 영덕, 쌓아둔 폐기물 산더미…곳곳 공사장처럼 변해

장마철이 코앞인데, 주민들 산사태 걱정…지자체 "다음 달까지 철거 완료"

폐기물 치우는 작업자 폐기물 치우는 작업자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 마을에서 작업자들이 석면 슬레이트를 치우고 있다. 2025.5.7 sds123@yna.co.kr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비탈진 땅을 지탱하던 대나무가 지난 산불에 모두 타서 지반이 약해졌기 때문에 산사태가 날 우려가 있습니다."

지난 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따개비 마을.

마을 주민은 다음 달 하순부터 시작되는 장마철을 앞두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산불 발생 40여일 만에 다시 찾은 따개비 마을은 여전히 폐기물 등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마을은 따개비처럼 주택이 해안 절벽에 붙어 있다고 해서 따개비 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풍광이 좋아 '한국의 산토리니'라고도 불린다.

골목길에 있던 잡동사니만 좀 치워졌을 뿐 골목길은 여전히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했다.

작업자 4명이 방진복으로 중무장한 채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치우는 정도가 전부였다.

죽은 것처럼 보였던 대나무에서는 죽순이 자라나고 있지만 약한 지반을 견딜 수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이처럼 경북 산불 피해지역마다 철거 및 복구 준비 상황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따개비 마을의 경우 좁은 골목길 구조여서 중장비를 동원하기 어려운 점도 걸림돌이다.

영덕 산불 피해 마을에 올라온 죽순 영덕 산불 피해 마을에 올라온 죽순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의 산불 피해를 본 따개비 마을에서 죽순이 올라오고 있다.
이 마을에는 대나무가 뿌리를 뻗어서 비탈진 땅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대부분 탔다. 2025.5.7 sds123@yna.co.kr

해안을 따라 나 있는 지방도 20호선을 사이에 두고 따개비 마을과 인접한 인근 석리 마을에선 지난 3월 발생한 산불 피해를 본 주택을 철거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됐다.

중장비가 들어갈 수 있어 굴착기 여러 대가 들어가 폐기물을 부수고 한곳에 모았다.

대형 트럭은 폐기물을 싣고 부지런히 밖으로 날랐다.

마을 공터에는 철거 작업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 자루가 십여개 쌓여 있었다.

7번 국도 주변도 살펴봤다. 인근 산에서는 산불 피해가 난 나무를 잘라 내는 작업이 진행됐다.

잘린 나무 역시 폐기물로 분류돼 대형 트럭에 실려 처리장으로 이송됐다.

영덕읍 바닷가 마을인 노물리에서도 산불 피해 주택을 철거하는 작업이 여기저기서 이뤄졌다. 노물리는 따개비 마을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크고 작은 굴착기 여러 대가 마을 곳곳에서 불에 탄 집이나 식당을 부수고 폐기물을 한곳에 모았다.

바닷가에 방치됐던 불에 탄 차는 모두 치워졌지만 불에 탄 주택에서 나온 폐기물이 곳곳에서 더미를 이뤘다.

해안 마을인 노물리는 경관이 수려해 펜션이나 식당이 모여 있는 곳이었으나 지난달 25일 영덕 일대로 퍼진 산불로 236가구 중 208가구가 탔고 어선 11척이 타는 피해를 봤다.

군은 마을 주택과 축대 등이 타면서 산사태 발생 위험이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부분 보수나 복구가 어렵다고 판단해 전체를 재건하기로 하고 우선 철거에 집중하고 있다.

영덕 노물리에 쌓인 폐기물 영덕 노물리에 쌓인 폐기물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 3월 대형산불 피해가 난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에서 7일 중장비 작업자가 폐기물을 치우고 있다. 2025.5.7 sds123@yna.co.kr

이처럼 영덕에서 산불 피해가 난 곳은 주택과 창고, 폐기물 철거로 공사장으로 변했다.

8일 영덕군에 따르면 산불로 영덕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약 25만톤으로 추정된다.

영덕군으로 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불 피해로 인한 철거 및 폐기물처리 비용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한 점이다.

이에 따라 군은 폐기물 처리비 415억원을 지원받는다.

군은 지원 대상이 아닌 공장 등 피해도 군 예산으로 모두 철거할 방침이다.

그러나 석리 따개비 마을 사례에서 보듯이 처리에 긴 시간이 걸리고 장비를 동원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더군다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거나 철거 후에 비탈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영덕의 시골 지역에는 석면 슬레이트 지붕으로 된 집이 많아 철거 과정에서 주변에 먼지가 날아가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군은 슬레이트를 철거할 때는 전문 업체를 통해 석면이 확산하지 않게끔 힘쓰고 있다.

군은 주민 동의를 얻어 늦어도 다음 달까지는 철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지금부터는 철거를 통해 폐기물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는 90% 정도, 다음 달까지는 모두 철거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거 작업 진행 철거 작업 진행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 3월 대형산불 피해가 난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에서 7일 중장비 작업자가 폐기물을 치우고 있다. 2025.5.7 sds123@yna.co.kr

폐기물 정리 폐기물 정리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 마을의 산불 피해 집에서 작업자들이 폐기물을 치우고 있다. 2025.5.7 sds123@yna.co.kr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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