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한나연 기자] 지방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유동성 위기가 번지고 있다. 연초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미분양 적체, 가계대출 규제 강화 예고 등으로 '7월 위기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미분양 해소 정책 실효성을 두고 의문도 커지고 있다.
7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에 따르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3년 1월 7546호에서 지난해 말 2만1480호로 급증했다. 불과 2년 만에 184.7%나 증가한 것이다.
전체 미분양 주택의 약 70%는 지방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수도권과 지방의 미분양 주택 비중을 비교했을 때 평균 72.2%의 미분양 주택이 지방에 집중됐다.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에 대저건설, 제일건설, 대흥건설 등 지방 대표 건설사들은 자금난을 견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이다.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분양률이 70% 미만인 사업장의 매출채권 규모는 2조7000억원을 상회한다고 밝혔다. 이 중 지방 의 비중이 73.6%에 달한다.
심지어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는 대구에서는 건설사들이 악성 물량 해소를 위해 할인 분양 등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대구 서구 내당동에 위치한 '반고개역 푸르지오'는 1억원이 넘는 분양가 할인을 내걸었다. 수성구 황금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황금역리저브 1·2단지'도 일부 잔여 가구에 대해 분양가 최대 10% 할인 혜택을 내걸며 물량 털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미분양 심각성을 인지해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LH는 2월 정부가 발표한 지역건설경기 보완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해 매입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총 58개 업체, 3536가구에 대한 매입을 신청했다. 정부가 제시한 매입 규모(3000가구)보다 많은 수준이다.
또 최근 기업구조조정(CR) 리츠의 도입·추진으로 1호 리츠가 출시되면서 대구에 있는 미분양 아파트 288가구를 매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안이 일정 부분 미분양 해소에 기여할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인해 미분양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위축돼 거래가 감소했는데, 이는 미분양 주택의 해소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에서다.
고하희 건정연 경제금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위축된 수요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본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 3단계 역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에는 보다 완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하거나 시행 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방 부동산 침체를 감안해 수도권에는 예정대로 3단계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되, 지방은행에는 완화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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