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8년,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 채 한 ‘소녀’가 태어난다. 남성중심 사회에서 지적인 자유를 누리기 어렵게 되자, 그는 수도원으로 들어가 눈부신 시와 산문, 극작품을 탄생시킨다. “바로크 시대 중남미가 배출한 최고의 작가이자 지성”, “시대를 앞서간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페미니스트” 시인. 소르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 얘기다. 책은 이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국내 초역으로 소개하는 선집이다. 중남미 바로크 문학의 최대 걸작으로 수사되는 975행의 「첫 꿈」, 역사상 최초의 페미니즘 선언이라 할 수 있는 「필로테아 수녀님에 대한 답신」 등이 담겨 있다. 비단 이런 작품뿐 아니라, 어느 페이지를 들춰봐도 힘줄처럼 강하고 풍부한 문장들에 열병처럼 매혹될지 모른다. “세상이여, 왜 나를 못살게 하는가?” “나는 보물도 부귀영화도 별로네 / 내게 더 큰 만족을 주는 것은 / (…) 내 생각을 더욱 부유하게 하는 것”과 같은 그의 삶과 이어지는 문장들도.
■ 첫 꿈
소르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 지음 | 신정환 옮김 | 경당 펴냄 | 300쪽 | 19,000원
Copyright ⓒ 독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