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배두나가 러블리한 눈빛으로 관객의 마음을 녹였다.
황금연휴가 끝났고 많은 직장인이 다시 출근길에 올랐다. 주말 뒤 찾아오는 월요일도 힘든데 긴 연휴 뒤의 괴로움은 말할 것도 없다. 온갖 업무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쏟아지고 금세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게 된다. 영화 ‘바이러스’는 이런 숨 막히는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보라고 권하며 특별한 상황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순간 사랑에 빠지는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배두나 분)과 모쏠 연구원 ‘수필'(손석구 분), 오랜 동창 ‘연우'(장기하 분),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김윤석 분)이 만들어가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이 작품은 바이러스를 유쾌하게 바라보려 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대중문화에서 바이러스는 재난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국내에서 유명한 작품은 ‘감기'(2013)가 있고,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하면 ‘연가시'(2012)에서도 감염으로 인한 국가재난상황을 볼 수 있었다. 이를 조금 다른 형태로 변형한 것이 ‘부산행’ 등의 좀비 영화였고, 이런 작품은 종말론적인 설정과 함께 암울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이와 완전히 다른 노선을 택했다. 무시무시한 제목과 달리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법칙과 분위기 속에서 시종일관 관객을 웃게 한다. 영화 속 ‘톡소 바이러스’는 치사율 100%로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감염 후의 증상은 밝고 명랑하게 연출됐다.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증상 탓에 인물들은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 코믹한 상황과 캐릭터의 기상천외한 행동이 이어진다.
바이러스 상황 속에서 변해가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손석구는 유능한 연구원이지만 연애엔 꽝인 남자로 등장해 너드미를 뽐냈고, 박사 역의 김윤석은 늘 그랬듯 노련한 연기를 펼쳤다. 또한, 영화에 처음 도전한 장기하도 본인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분위기를 살렸다.
이들과의 케미 속에서 배두나의 이미지는 더 돋보였다. ‘바이러스’에서 배두나가 연기한 택선은 누구보다 시니컬한 성격의 소유자다. 연애 세포가 소멸한 것 같은 그는 차가운 표정과 건조한 대사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랬던 택선이 톡소 바이러스 감염 후 감정 과잉 상태로 변하면서 ‘바이러스’의 분위기도 급변한다.
배두나는 바이러스 감염 전후로 180도 달라지는 택선을 톡톡 튀는 의상과 대사 등을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감염 초기의 택선이 서서히 감정이 풍부한 인물로 변하는 씬에서의 연기가 압권이다. 배두나는 택선이 러블리한 인물이 되었다는 걸 눈빛으로 표현해 낸다. 영화의 분위기가 바뀌는 지점을 표정만으로 리드하는 배두나의 연기는 경이로웠다.
‘바이러스’는 가상의 감염병을 통해 인물들이 밝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다양한 이유로 감정을 숨기고, 부정적 사고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에 ‘바이러스’는 공개 직후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배두나 역시 “나이가 들수록 설레는 게 쉽지 않다”라며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톡소 바이러스’는 삭막한 현대 사회에 필요한 ‘착한 바이러스’일 수도 있다.
배두나는 이 작품을 소개하며 “우리를 주눅 들게 하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그것도 영화 속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다 보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바이러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볼 것을 권하는 따뜻한 영화다.
일상에 지쳐 긍정의 에너지를 얻고 싶다면, ‘바이러스’가 전하는 행복에 취해보는 건 어떨까.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바이러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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