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들어봤는데… 아는 사람만 제대로 먹는 '한국 생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름은 들어봤는데… 아는 사람만 제대로 먹는 '한국 생선'

위키푸디 2025-05-04 01:58:00 신고

3줄요약
볼락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볼락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남쪽 바다의 생선들은 제철을 맞아 육지로 올라오고, 식탁에도 해산물이 풍성하게 오른다. 이맘때쯤, 남도에서 꼭 챙겨 먹는 생선이 하나 있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실물을 본 사람은 드문 생선. 바로 '볼락'이다.

볼락은 우리나라 남해안, 특히 통영, 거제, 완도, 여수 같은 지역에서 잡히는 생선이다. 겉보기엔 흔한 흰살 생선 같지만, 볼락 중에서도 제대로 자란 자연산 큰 개체는 귀하게 여겨진다.

일부 지역에서는 제사상에도 올리고,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도 빠지지 않는다. 수산시장에서도 ‘이 날 볼락 들어왔다’ 하면 먼저 연락 오는 단골이 있을 정도다.

볼락은 여러 종류가 있다. 불볼락, 조피볼락, 열기 같은 종들이 같은 과에 속한다. 하지만 표준어로 ‘볼락’이라 불리는 종류는 따로 있다.

색이 진하고 몸통이 탄탄한 이 녀석은 낚시꾼들 사이에선 ‘왕삼이’, ‘매발’이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 25cm가 넘는 개체는 감성돔보다도 귀하게 취급되며, 이 정도 크기가 되려면 4~5년 이상 바다에서 살아야 한다.

탕, 구이, 회까지 다 되는 식재료

볼락 구이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볼락 구이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볼락은 활용도가 높다. 회로 먹으면 결이 부드럽고 잡내가 적다. 씹을수록 은은하게 고소함이 돌고, 회 초장이나 간장 없이도 충분한 맛을 낸다.

구이로 만들 땐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게 익는다. 특히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굽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내장에서 스며 나오는 기름이 고기 안쪽까지 퍼져 풍미가 배가된다.

탕으로도 훌륭하다. 봄동이나 배추를 함께 넣어 끓이면 국물이 맑고 시원하다. 된장, 소금, 고추 등을 적절히 조합하면 잡내 없이 감칠맛이 깊어지고, 미나리나 콩나물을 곁들이면 봄 제철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다른 생선과 달리 기름기 없이 담백하면서도 개운한 국물을 내기 때문에 해장용으로도 많이 찾는다.

볼락 살은 익혀도 잘 부서지지 않고, 질감이 살아있다. 겉으로 보기엔 작고 평범해 보여도 조리 후의 존재감이 확연하다. 생선의 특성상 뼈가 얇고 살집이 풍부해, 손질만 잘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진짜와 가짜 볼락을 구별하는 법

볼락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볼락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서울에서 자연산 볼락을 구하는 건 쉽지 않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도 간혹 보이긴 하지만, 아주 이른 새벽에 운 좋게 도착하지 않으면 금세 동난다. 그래서 대부분은 남도 현지 시장이나 온라인 직송 방식으로 구매한다.

문제는 시중에 ‘볼락’이라는 이름을 붙인 수입산 생선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불볼락이나 열기처럼 다른 종들이 볼락으로 둔갑해 팔리는 경우도 흔하다.

진짜를 구별하려면 색만 보지 말고 표면 결, 비늘 상태, 생선의 전체 형태를 봐야 한다. 통통하고 짧은 체형, 날카롭지 않은 등지느러미, 그리고 손에 쥐었을 때 단단한 감촉이 있다면 자연산일 가능성이 높다.

주산지는 통영과 삼천포 일대며, 상품 설명에 이 지역명이 명확히 쓰여 있고, ‘자연산 생물’로 표기된 것만 골라야 한다.

수입산은 반건조나 손질 상태로 유통되며, 유통 과정에서도 냉동을 반복한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익히면 맛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볼락, 언제가 가장 맛있을까

볼락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볼락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위키푸디

볼락은 봄철에 잡히는 생선 중에서도 활용도가 넓다. 회나 구이 외에도, 김장철에는 젖볼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작은 볼락을 통째로 뼈째 썰어 배추김치에 함께 담그면, 한 달 뒤엔 뼈가 무르게 익고 감칠맛이 김치 전체에 퍼진다. 볼락 김치, 볼락 깍두기 등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볼락의 제철은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지만,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는 3월부터 5월이다. 산란기인 12월~1월은 알을 품고 있어 살이 푸석하고 맛도 흐릿한 경우가 많다.

반면, 봄철엔 먹이를 활발히 먹으며 육질이 단단하게 올라온다. 이 시기에 잡힌 볼락은 손질할 때도 잘 부서지지 않고, 익혀도 결이 살아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먹는 볼락이 가장 적기다. 구이든 탕이든, 회든 김치든 빠지는 데가 없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진짜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철이 지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생선. 남도의 봄 식탁을 구성하는 데,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생선을 찾기란 쉽지 않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