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암울하고도 기이한 곳이다. 첫 장을 열면 보이는, 진흙 한 가운데 몸이 반쯤 잠겨있는 이가 예고하듯이. 이곳에선 어린이들이 종이배를 가지고 놀 수도 없다. 종이배는 그저 가만히, '꼼짝도 하지 않을' 뿐이다. “호수도 강도 골짜기 개울도 없”고 "진창"뿐인 지역이라서. 이처럼 음산한 세계는 한 남자의 등장으로 달라진다. 조약돌을 손에 쥔 사내는, 아이들이 생전 본 적 없는 ‘물수제비’를 만들기 시작하고. 통통 뛰면서 나선형을 그리는 그 조약돌을 따라 어린이들은 손뼉을 치거나, 몸을 내달리어 뛴다. 그리고 그를 따라 조약돌을 쥐기 시작한다. 절망적인 세계를 구원하는 ‘조약돌’과 같은 그림책이다. 책 전체를 감싸는 음산함이 희망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놀랍다. 읽고 나면 “돌멩이를 찾아 나서”는 어린이들처럼, 내 주변의 뭔가를 뒤적이며 찾아 나서게 될지도.
■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
질 바움 지음 | 정혜경 옮김 | 사계절 펴냄 | 64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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