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현대차·기아는 국내외 환경 단체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자동차 생산에 친환경 기술을 제대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환경 단체들의 경고와 달리 친환경 자동차 제조에 진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차 시장 공략에 힘을 받을 수 있는 경영을 인정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최첨단 기술과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을 담은 신차들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화려한 외관 뒤에는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석탄 기반 철강으로 여전히 제작되는 ‘탄소 집약적 현실’이 감춰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글로벌 기후단체 액션스픽스라우더(ASL), 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등 국내외 기후환경단체들은 서울 모빌리티쇼가 열리고 있는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그룹(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이 석탄으로 만들어진 철강 사용을 중단하고 녹색철강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전환에서 얼마나 부진한지 보여주기 위한 디지털 시민 캠페인 ‘스틸 랠리(Steel Rally)’를 진행하고 있으며, 단 4주 만에 7만 5천 레이서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고 강조하며, 시민들도 현대차 그룹이 진정으로 친환경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SL 그린철강선임 김기남 변호사는 “(현대자동차의 철강 부분을 맡고 있는)현대제철의 2022~2023년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0%로, 글로벌 최하위 수준이다. 세계 3위 자동차 판매기업으로서 이 같은 수치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현대차의 미래차는 미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철강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전환에서 매우 느리지만 볼보, 벤츠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친환경 철강 사용 계획을 발표하며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탈탄소 무역정책이 본격 도입되면 석탄철강 의존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빅웨이브 선이은 활동가는 “유럽의 CBAM과 같은 통상 정책이 본격화되면 탄소 고배출 제품은 높은 관세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탄소배출권 무상할당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 무탄소 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 황성렬 상임대표는 “최근 현대차의 미국 투자 결정은 무역장벽 해소를 위한 시장 전략에 그쳐서는 안 되며, 국내외 균형있는 투자로 국내 일자리를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그린철강 등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정책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진행중인 LNG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천연가스를 포함해 화석연료는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국장은 “현대차그룹은 무엇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현대제철의 LNG 발전소 건립 계획도 취소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그린철강 전환을 위한 구체적 준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적 환경 평가기관은 현대차-기아가 환경 경영에 공을 많이 쏟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지속가능성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로부터 친환경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30일(수)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2024 CDP 코리아 어워드(CDP Korea Award)’에서 현대차가 기후변화 대응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과 수자원 관리 ‘대상’을, 기아가 기후변화 대응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와 수자원 관리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CDP는 전 세계 투자자와 기업들이 활용하는 권위 있는 글로벌 환경정보공개 플랫폼으로, 매년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관리 부문에 대해 각국 주요 기업의 글로벌 환경 이슈 대처 역량을 리더십 A(Leadership A), 리더십 A-(Leadership A-), 매니지먼트 B(Management B) 등 총 8개 등급으로 평가하고 우수기업에 대한 시상을 진행한다.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서는 리더십 A- 이상을 획득한 기업 중 최상위 5개 기업에게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을 시상하고, 아너스 클럽 선정 기업을 제외한 섹터별 상위 2~4개 기업에게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를 수여한다.
이날 시상식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관리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며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기후변화 대응 부문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을 2년 연속 수상함과 동시에 수자원 관리 부문에서는 국내 1위 업체로 ‘대상’을 받았다.
기아는 기후변화 대응 선택소비재 부문에서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를 6년 연속 수상했으며, 수자원 관리 부문에서는 ‘우수상’에 선정됐다.
미국발 관세 장벽으로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유럽은 현대차-기아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유럽 시장 공략도 만만치 않은 장벽이 놓여 있다.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금지하는 국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가까운 장래엔 환경이 또 하나의 장벽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기아가 친환경 경영을 인정받았다는 건 유럽차 시장 공략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양사는 이번 기후변화 대응 부문 평가에서 ▲2045 탄소중립 전략 추진 ▲친환경차 라인업 지속 확대 ▲협력사 탄소중립 유도 ▲사업장 재생에너지 전환 확대 등 탄소경영 활동을 높이 평가받았다.
현대차 경영전략3실장 황동철 상무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2년 연속으로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을 수상했다”며 “현대차는 앞으로도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서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지속가능경영실장 이덕현 상무는 "CDP 평가 기준이 정교해지는 가운데 얻은 이번 성과는 기아가 체계적이고 진정성 있는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자원 순환 활성화, 기후 리스크 대응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7일 먼저 공개된 2024 CDP 평가 결과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관리 부문 모두 최고 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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