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전우용 기자]
미소가 늘 인자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의 나이로 2025년 4월 21일 오전 7시 35분에 선종하셨다. 한국에서는 영화 <콘클라베> 가 현재 상영 중이어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콘클라베>
이 영화는 2016년에 영국에서 출판된 로버트 해리스 작가의 소설 {콘클라베}가 원작이다. 문득 어린 시절 본 종교 영화를 떠올리며 어떤 작품들이 있었나를 생각해 본다. 일단 예수,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들이 가장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누구나 쉽게 예상하듯, 우리를 맹목적인 선의 세계로 인도하며 삶의 존재와 사후 세계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을 위로하고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 준다는 믿음으로 가득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적 스릴러의 거장 로버트 해리스가 써내려간 {콘클라베}는 종교적 수장을 뽑는 선거에 대한 이야기지만 현세의 속물근성을 가진 인간의 내면을 파헤치기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 선거는 가톨릭의 수장인 성스러운 교황 직이니 말이다.
“모든 추기경들은 교황으로 이름 불리기를 원해!”
일반인에겐 생소한 교황선출의 전 과정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는 종교, 정치 영화인
<콘클라베> 는 예기치 못한 교황의 선종으로부터 시작한다. 곧바로 전 세계 곳곳에 있던 118명의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콘클라베)에 들어간다. 토머스 로렌스 추기경은 선거를 총괄하는 단장으로 임명되고 그를 기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콘클라베>
주요 후보를 두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권력의 미세한 이동 경로가 치열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단번에 승부가 나지 않는다. 처음 투표할 때만 해도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던 유력 후보들은 첨예한 표 차이 속에 조금씩 야심을 드러내며 세력을 모은다.
가장 숭고한 자리에 오르기 위한 이들의 야심을 예상이라도 한 듯, 선종 직전 교황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남겼고, 로렌스 추기경은 단장으로써 그 미궁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은 <서부전선 이상 없다> 를 연출한 독일 태생의 에드바르트 베르거가 감독을 맡았다. 밀도 있는 연출 속에 로렌스 추기경역의 레이프 파인스와 수녀역의 이사벨라 로셀리니의 연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제작비 2,000만 달러에 찍은 이 작품은 월드와이드 1억 달러 수익을 넘는 고수익을 올리며 예술영화로써는 보기 드물게 대박에 성공하고 있다. 서부전선>
원작을 쓴 로버트 해리스는 영국 노팅엄 태생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BBC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옵서버> 의 정치담당 기자, <선데이 타임스> 의 칼럼니스토로 활동했다. 히스토리 팩션에 일가견을 가진 그는 {당신들의 조국}이라는 작품을 통해 전 세계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단하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다. 선데이> 옵서버>
또한 이 작품은 HBO에서 TV영화로도 제작된바 있다. 완벽한 고증과 주관 있는 역사의식 등을 기반으로 {유령작가}, {이니그마}, {아크엔잴}, {폼페이} 등의 작품을 써 냈으며, 그가 찾은 소재의 기조에 흐르는 히스토리 팩션은 묘하게도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내부자들}, {서울의 봄} 등을 연상시킨다. 땅에 가장 잘 붙어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유령작가의 손이 교황 선출을 건드리다니...
‘주님께서 나를 사랑해 주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합당한 상을 내리시기를 빈다.
내 삶의 마지막을 채운 이 고통은 세상의 평화와 인류의 형제애를 위해
주님께 바친다.’
-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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