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국내 최대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기업 메가존클라우드가 미국 빅테크와 손잡고 양자컴퓨팅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에서도 양자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QCaaS)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국내 MSP 기업 메가존클라우드는 22일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와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팅 기술을 클라우드 형태로 산업 현장에 제공해 아시아 지역에서 양자컴퓨팅 사업을 펼치겠다는 게 골자다. 앞서 메가존은 2023년 9월 아이온큐와 양자컴퓨팅 분야 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양자 산업에 힘을 기울여왔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고 있다. 지난해 3월 스위스의 테라 퀸텀과도 기술 협력을 맺었고 같은해 11월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협력하며 AWS의 양자컴퓨팅 서비스 '브라켓'을 국내에서 지원하기 시작했다.
양자 산업은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양자컴퓨팅 연구와 투자를 확대하고 지난해 구글이 차세대 양자 칩 '윌로우'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현재까지 양자컴퓨터가 높은 개발 비용과 운용의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클라우드를 통해 활용되는 게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IBM 퀸텀, 구글 퀸텀 AI, MS 애저 퀸텀, 아마존 브라켓을 통해 양자컴퓨팅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양자컴퓨팅 기술은 연구 개발 단계에서 산업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평가된다. 정부는 학교 및 연구소 등 비영리 기관을 대상으로 양자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상업 수준의 양자컴퓨팅 서비스는 부재한 상황이다.
김동호 메가존클라우드 부사장은 "현재 많은 국내 기업이 양자컴퓨팅 기술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지만 기술 대응 전략은 부재하다"라며 "양자클라우드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양자컴퓨팅 기반 사업은 이미 해외에서 부분적으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아직 산업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6월 전자통신동향분석을 통해 "양자기술 전체 시장 규모(양자컴퓨팅 기술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장과 양자컴퓨팅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시장 포함)가 2040년 10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양자컴퓨터 서비스 분야는 개인 또는 모바일 양자컴퓨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이며 비즈니스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부분으로 평가된다. 2027년이 빠른 성장세의 기점으로 시장 확대가 최대폭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양자컴퓨팅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려면 하드웨어 기술이 필요한데 한국은 대규모 양자컴퓨터 제조에 필요한 기술이 아직 초기 연구개발(R&D) 단계에 있어 당장은 미국 빅테크와 손잡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TRI도 보고서에서 양자컴퓨터 사용과 관련된 물리적 과제가 아직 남아있는 게 큰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MSP 기업들이 당장은 양자컴퓨팅 등 첨단 분야에서 해외 빅테크의 기술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런 글로벌 협력이 오히려 국내 MSP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글로벌 파트너쉽을 통해 최첨단 양자컴퓨팅 리소스와 노하우를 빠르게 도입하고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에 제공함으로써 양자기술의 실질적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가존은 아시아 시장을 타겟으로 한 양자 클라우드 플랫폼 ‘M-Qloud’에서 AWS, 아이온큐 등의 글로벌 리소스를 통합해 제조·금융·신약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서 양자컴퓨팅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과 연구자들은 기존의 가술적, 비용적 한계를 넘어 클라우드 환경에서 양자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라며 "당장의 하드웨어 기술 부족을 방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산업이 초기인 까닭에 정부와 국내 연구기관은 양자 산업에서 추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양자컴퓨팅을 외부 클라우드를 통해 응용하는 서비스는 아직 클라우드 서비스와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 소프트웨어 환경, 시뮬레이터 등이 기존 클라우드처럼 체계적으로 제공되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라며 "구글이나 IBM 처럼 자사의 양자 컴퓨팅 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와 외부의 다양한 기업에서 만드는 양자 컴퓨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나누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TRI는 "양자컴퓨팅은 절대 강자로 불릴만한 시장 참여자가 없는 산업화 초기 단계여서 한국이 추격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분야"라고 파악했다.
정부도 양자를 미래 산업의 '쌀'로 보고 지난해 '양자과학기술 비전 및 정책 목표'를 발표하는 등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업그레이드했다. 2035년까지 양자기술에 3조원을 투자하고 2031년까지 양자컴퓨팅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한다.
성과도 있었다. 3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성균관대학교(SKKU),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웹 서버를 통해 원격으로 양자컴퓨팅에 접근하고 사용자 수요에 맞춘 ‘양자컴퓨팅 시스템 클라우드’ 시연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클라우드를 올해 하반기 국내 양자 기술 분야 연구진 일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 2026년까지 양자컴퓨팅 시스템 규모를 50큐비트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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