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향의 책읽어주는 선생님'
"오! 시간이 되니 심장이 뛰는구나!"
봄이 찬란해진 일요일 저녁, 영화를 봤다. 오래된 영화가 주는 화사함이 언제나 기분 좋은 에릭 로메로 감독 영화 〈녹색광선 1986〉이다. 바야흐로 여름과 여행이 기다리는 계절 아닌가. 영화는 7월부터 8월까지 일기처럼 전진한다. 빨강, 초록, 파랑, 파랑색들이 도처에서 빛을 발해, 마치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저토록 예쁜데 왜 알아채지 못하냐고 가르쳐주는 것 같다.
그래서 주인공 델핀이 외로움에 사무쳐 통곡하고, 하소연하는 장면들이 반복되어도 괜찮아질거라는 믿음으로 보게된다. 긴 바캉스에 델핀이 읽는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다. 그 책을 다 읽을 즈음에야 말이 통하는 남자를 만났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와 다정한 대화를 나누며 녹색광선을 볼 때, 그동안 미뤄두었던 웃음이 났다. 그래 인생의 어려움이 그렇게 지나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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