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트로트는 늘 사람 냄새 나는 음악이었다. 애잔한 가사에 한 세월 묻어나고, 그 진심이 목소리를 타고 우리 가슴속까지 스며든다.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감성과 구수함’만으로 정의되던 트로트 무대 위로, 장신의 훈훈한 외모와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트로트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눈에 띄는 피지컬로 시각적 몰입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기본기를 갖춘 뛰어난 가창력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그들의 음악은 단지 들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음악’이 되고 있다.
먼저 '불타는 트롯맨' 우승 손태진은 클래식에서 트로트로 건너왔다. 186cm의 신장은 무대를 고요하게 채우고, 묵직한 저음은 마음을 편안히 내려앉게 한다. 트로트가 품을 넓혀가는 시대, 그는 다리 역할을 해준다. 과하지 않게, 그러나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목소리. 그 역시 ‘크다’는 말을 닮았다.
'현역가왕2' 준우승 진해성은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 속 주인공처럼, 뚜렷한 선율과 흔들리지 않는 감성을 지닌 가수다. 187cm라는 키가 그의 존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그는 높이보다는 깊이로 노래하는 사람이다. 그 깊이가, 오히려 무대를 더 높게 느껴지게 만든다.
'미스터트롯2' 선 박지현은 감성의 결이 섬세하다. 184cm의 키를 가진 그가 무대에 서면, 유난히 부드러운 노래들이 더 따뜻하게 들린다. 트로트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실어 나르는 그의 목소리는 오래된 감정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
'불타는 트롯맨' 2위 신성의 무대는 정갈하다. 185cm의 반듯한 키와 정직한 목소리는 묘하게 닮아 있다. 그는 기술보다는 태도, 장식보다는 진심으로 노래하는 가수다. 그래서 그의 무대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의 뒷모습처럼, 담담하지만 울림 있는 음악을 들려준다.
190cm의 윤준협이 무대에 서면, 노래보다 먼저 그 존재감에 눌린다. 그러나 막상 그가 입을 열면, 그 높이에 어울리는 겸손한 울림이 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음색, 그리고 묵묵히 음악을 향한 진심을 보여주는 태도. 그는 ‘크다’는 말이 단지 키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는 사람이다.
장신이라는 외적인 조건은 음악을 더 빛나게 할 수는 있어도, 음악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비주얼 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진심이 노래 속에 담겨 있을 때, 우리는 ‘보이는 음악’을 느끼게 된다.
무대를 채우는 건 결국 실력이다. 하지만, 그 실력 위에 ‘무대 장악력’이라는 요소가 더해졌을 때, 우리는 진짜 스타를 목격하게 된다.
높이만큼이나 마음이 큰 사람들. 그들이 트로트를 다시 설레게 만들고 있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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