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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니의 콘서트는 1막 ‘러브’, 2막 ‘젠’이라는 테마로 구성됐다. 무대 불이 켜지자 ‘한 여름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 같은 모습의 발레리나가 객석을 향해 거울을 설치하며 공연이 시작됐다. 발레리나가 모습을 감추자, 거울 반대편에서 제니가 등장했다. 강렬한 조명이 거울에 반사돼 객석을 비췄다. 마치 “내가 곧 너고, 네가 곧 나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무대 위에 제니 혼자였지만 강렬한 카리스마로 무대는 꽉 찼다.
제니는 ‘스타트 어 워’로 시작해 ‘핸드바스’까지 홀로 무대를 채우며 자신만의 연극을 시작했다. 이후 댄서들과 함께 ‘러브 행오버’와 ‘만트라’까지 멘트 한마디 없이 퍼포먼스에만 집중했다. ‘성스루’ 뮤지컬처럼 계속 음악이 흘러나왔고, 제니는 수시로 의상을 바꿔가며 노래 한 곡 한 곡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말’보다는 자신이 준비한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콘서트라는 생각으로 한 편의 연극 같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1막이 끝나자 제니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만 하고는 곧장 2막 무대를 시작했다. 2막은 새 앨범을 중심으로 채워졌다. 처음 공개하는 뮤직비디오도 있었고, 매 곡마다 의상은 물론, 새로운 영상까지 볼거리로 가득 채웠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장면이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새 앨범 타이틀곡인 ‘라이크 제니’로 시작해 ‘위드 더 IE’, ‘엑스트라L’로 이어진 무대로, 제니와 댄서들이 함께하는 신나는 파티가 연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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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 같은 발레리나 한 명이 시작했던 콘서트는 어느새 제니와 댄서들이 함께하는 축제가 돼 피날레를 향해 달려갔다. 제니가 ‘라이크 제니’를 두고 “‘제니처럼 인생을 살라’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고 말한 것이 새삼 와 닿았다. 처음 무대에서 거울로 객석을 보여준 건 ‘이 콘서트는 나의 이야기이지만, 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라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공연은 어쿠스틱 버전의 ‘트윈’으로 마무리했다. 무대가 끝나고 팬들은 앵콜을 외쳤지만 70분의 콘서트는 그렇게 끝났다. 누군가는 공연 시간이 너무 짧다고 아쉬워했지만, 속이 꽉 찬, 한여름밤의 달콤한 꿈 같은 공연이었다. 이것저것 다 들어 있는 종합선물세트가 아닌, 가수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래와 퍼포먼스로 가득했던 명품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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