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의료계의 격랑 속에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격 작품인 이번 시리즈는, 현실과 픽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 의료파업 여진 속 드라마 방영…현실을 마주한 ‘슬전생’
‘언슬전’은 당초 2024년 말 방영 예정이었으나, 그 시점에 벌어진 대규모 전공의 집단 사직 및 의료파업 사태로 인해 편성이 잠정 연기됐다. 당시 파업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 및 전임의들이 전국적으로 병원을 떠나는 초유의 사태로 확산됐고, 의료 공백 우려와 국민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가운데 ‘젊은 의사들의 성장과 희생’을 다룬 드라마가 방영되는 것이 자칫 ‘현실 미화’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작진 내부에서도 제기되었다. 이에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작품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방영 시점을 조정했다.
■ 오이영과 현실 속 전공의…“드라마 속 이상향일 뿐?”
드라마 속 주인공 오이영(고윤정 분)은 빚을 갚기 위해 산부인과에 재입국한 ‘레지던트 재수생’으로, 환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과 인간적인 고뇌를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전공의들은 과도한 시간의 근무, 교대 없는 야간 당직, 수술실 보조 업무에 치이는 생활을 감당하며 의사 이전에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
의료 현장 관계자는 “드라마처럼 낭만적인 분위기보다는, 현실은 생존의 문제다. 이상적인 모습만 보여준다면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제작진의 고민…“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 조명 아냐”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제작진은 “이 드라마는 의료 현실을 고발하려는 작품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성장 이야기에 중점을 둔 휴먼 드라마”임을 강조했다. 신원호 PD는 한 인터뷰에서 “사회적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는 건 알지만,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인간으로서의 고민, 성장, 관계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우정 작가는 “현실은 때로 이상을 밀어내지만, 드라마는 그런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시청자 반응 엇갈려…“공감” vs “현실 괴리”
드라마 첫 방송 이후 시청자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런 따뜻한 시선이 의료계에 대한 편견을 줄여준다”며 지지를 보내는 반면, 다른 시청자들은 “전공의들이 지금도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데, 낭만만 보여주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SNS 상에서는 “의사도 사람이다. 고윤정 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정은 현실 의사들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는 공감의 목소리와, “의사들은 자기 밥그릇 챙기느라 국민 생영을 담보로 파업을 일삼고 있는데 TV에선 따뜻한 병원을 보여주니 괴리감이 든다”는 비판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 ‘언슬전’의 향후 과제…“현실과 이상 사이, 균형 찾기”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이제 막 첫발을 뗐지만, 이미 현실 의료계와 드라마 세계 간의 복합적 긴장을 안고 있는 작품이다. 제작진이 그리는 ‘성장 서사’와 현실의 ‘갈등 구조’ 사이에서 시청자들이 어떤 균형점을 찾아낼지, 또한 드라마가 의사라는 직업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의료계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언슬전’이 남은 회차 속에서 그 답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knewscorp.co.kr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