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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진 2025-04-21 13:11:19 신고

▲ 2004년 2학년 '즐거운 생활' 과목 교과서 표지 이미지
▲ 2004년 2학년 '즐거운 생활' 과목 교과서 표지 이미지


[문화매거진=구씨 작가] 어느 순간부터 대중과 시민이라는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한다. 최초의 비교 가능할 만한 기억에 따르면 대중은 문화 예술의 가장 선두에서 각자의 적토마를 타고 달리는 활동적인 넓은 그룹이었고, 시민은 전체 그룹에서 중간에 포진되어 가족이라는 소그룹으로도 충분히 묶일 수 있는 그룹이었다. 최근 들어 그들 모두를 뭉뚱그려 대척점에 두고 머리를 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럴 때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거나 생각하기를 그만둬버린다. 

대중과 시민을 대척점에 두게 된 이유는 시민 대상의 프로그램을 고민하면서 싹트게 되었던 것 같다. 사업 지원서에 적힌 시민 대상 프로그램 여부를 묻는 문항에 커서를 멈춰두고 골머리를 앓으며 내 작업 또는 프로젝트가 ‘착!’ 달라붙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교과서 삽화와 같은 사람들이 함께 웃고 있는 이미지만이 하염없이 떠올랐다. 

시민 대상의 프로그램을 고민하며 작업적 방향성을 갖고 밀고 가다 보면 프로그램이 밑도 끝도 없어졌고, ‘누군가’를 떠올리다 보면 어느새 내 작업의 비중은 모래알처럼 작아졌다. 그 사이 완급조절이 프로가 되는 방법이었을까… 좌절했던 나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필수가 아님을, 어떤 프로그램은 나의 작업과 무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시민 대상은 프로젝트를 종종 진행해 왔다. 그 이유가 그들과의 소통이 흥미롭기 때문이거나 관객 참여형과 같은 형식이 작업에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는 아니다. 오히려 ‘공유’라는 형태의 가능성이 궁금하기에 시작되었으며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을 하고자 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그들과 공유가 가능할까?’ 

‘맞아! 가능해’와 ‘역시, 불가능해!’라는 답에 대한 기대가 반반으로 맞서 싸우는 중이다. 시민은 공유라는 형태에서 항상 의문인 그룹으로 아직까지 미정인 그룹이다. 나는 그들을 싫어할 자격도 없으며 좋아할 경험도 없다. 그리고 항상 되돌아오는 답, 그리고 물음은 나도 시민이라는 사실이다.

시민으로서 도시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여건만 되면 참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민참여단, 도서관 회의단, 지역 기자단 등. 그 과정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분명 가벼운 즐거움이 있다. 간단하게 내 의견을 적는 것에서부터 퍼포먼스를 배우고 직접 짜보는 워크숍 등을 돌이켜보면 시민 대상의 프로그램은 정말 도시에서 시민의 문화 예술적 경험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러나 시민이라는 대상에 대한 각자의 생각은 다르지만 같다. 내가 생각하는 시민 대상 프로그램의 어려움은 기획서라는 형태를 여과하며 발생한다. 아마 내가 주의하고자 하는 것은 시민 대상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많은 이들을 거쳐 결국 진행되게 될 알맹이 없는 껍질이다. 시민 대상의 프로그램들이 가진 허점은 분명히 존재하며 문화 예술이라는 장르에 대한 지원이 시민의 문화 예술력과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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