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전국적으로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도 청산을 하지 않은 조합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조합들은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재정적 관리의 미비와 조합원 간의 갈등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1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에 제출한 '17개 시도 미청산 조합 현황'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청산 조합의 수는 347개에 달하며, 이들 조합의 잔여 자금 중 약 9000억원이 청산 과정에서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조합원들에게 심각한 환급 손실을 초래하며,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청산 절차는 조합 해산 후 남은 자산과 부채를 정리하고 잔여 자금을 조합원들에게 분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다양한 이유로 많은 조합들이 청산을 미루고 있으며, 소송 문제와 세금 납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청산인은 기존 조합장이 맡는 경우가 많아, 이들은 월급을 받으면서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에서 미청산 조합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156개 조합이 잔여 자금 959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자금은 2831억원에 불과하며, 70.4%에 해당하는 6752억원이 소진된 상태다. 예를 들어, 서대문구의 A재개발조합은 2016년 해산 이후 10년째 청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청산인은 월 5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 조합은 하자 보수와 관련된 소송을 여러 건 진행 중이며, 잔여재산은 257억원에서 1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노원구의 B재개발조합 역시 6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 청산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청산인은 월 7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 조합의 남은 재산은 14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부산과 대구에서도 미청산 조합이 존재하며, 각각 46개와 24개 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조합도 상당한 금액이 소진됐으며, 남은 자금이 매우 적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조합원들이 해산총회에서 청산인의 권한과 잔여재산 분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입주가 시작된 이후 조합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청산인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청산 절차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특별한 이유 없이 청산을 미룬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청산인을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김영호 의원은 조합원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비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조합원이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자료 보관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소송 지연이나 청산 미루기 등의 부당한 행위로 인해 조합원들의 자산이 소진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조합원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당한 환급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서울 서초구는 미청산 조합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초구는 '미청산 재건축조합 청산제도'를 도입해 관내 미청산 조합 13곳을 대상으로 실태 파악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청산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조합을 '관심', '주의', '심각' 단계로 분류했다.
관심 단계는 청산 절차가 이상 없이 진행되는 조합으로 매월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주의 단계는 조합 해산 후 3년이 지났거나 민원이 발생한 경우로 전문가 지원단을 통해 빠른 청산을 자문하고 있다. 심각 단계는 청산인의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조합으로, 구청이 직접 개입해 현장조사 및 시정조치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관리 방식 덕분에 서초구의 4개 미청산 조합이 청산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향후 청산법인 운영 규정, 임원 보수, 잔여재산 분배 방안 등을 매뉴얼화해 조합원들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의 미청산 문제는 단순한 행정적 사안이 아니다. 이는 조합원들의 재산권과 밀접하게 연결된 중대한 이슈로, 정부와 지자체의 꾸준한 관리 및 감독이 절실히 요구된다. 조합원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정한 청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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