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척추의 이상적인 하중 분배 흐름을 나타낸 모식도. ⓒ광혜병원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다. 그러나 기둥이라 해서 무조건 단단하게만 고정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지나치게 강한 고정은 오히려 주변의 척추 구조에 부담을 주며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척추에서도 자연스러운 하중의 흐름과 분산이 필수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척추의 하중 분배 구조를 강물의 흐름에 비유한다. “곧게 안정적으로 흐르는 강은 주변 지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흐름과 유속도 일정한 편이다. 반면 굽이진 강에서는 안쪽과 바깥쪽의 유속 차이 등으로 침식과 퇴적이 반복돼 결국 강의 흐름과 주변 지형까지 바뀌면서 우각호(소뿔 모양 호수)와 같은 새로운 지형을 형성하기도 한다. 척추도 비슷하다.”라며 “척추 수술로 인해 척추의 하중 분배 구조가 바뀌면, 수술한 마디에 인접한 위아래 마디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아 퇴행 변화가 가속화된다.”라고 설명했다.
척추 수술에 적용되는 기존의 강성고정술은 척추 후방에 딱딱한 일자 형태의 금속 로드를 삽입해 해당 마디를 완전히 강하게 고정하는 방식(hard fusion)이다. 이 방식은 척추 하중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꾼다. 전방에 실려야 할 하중이 후방으로 몰리면서, 하중 분배 비율이 정상(전방 80%, 후방 20%) 대비 20:80으로 역전된다. 그 결과 수술 부위 위, 아래로 인접한 마디의 퇴행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결국 재수술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반면, 반강성고정술은 전방에는 긴 나선형 원통 케이지, 후방에는 니티놀 스프링 로드를 결합한 방식으로 해당 마디에 완충 작용과 탄성을 제공하는 방식(soft fusion)이다. 특히 니티놀(Nitinol)은 형상기억합금으로, 심혈관 스텐트에 쓰이는 재료다. 유연성과 피로 강도가 뛰어나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다. 이 덕분에 반강성고정술은 정상적인 하중 분배 비율에 근접할 수 있다. 이는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이 자연스럽게 분산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실제 2005년부터 2011년 사이 반강성고정술을 받은 환자 약 100명을 대상으로 평균 15년 이상 장기 추적한 결과, 90% 이상에서 수술 부위 위・아래 인접 마디의 퇴행성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는 기존 강성고정술의 경우 최초 수술 후 5년 이내 20% 이상이 인접 마디의 퇴행성 변화로 재수술을 진행한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과 비교할 때,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또한 반강성고정술은 재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장점이 있다. 기존 구조물의 제거없이 분절별 연결 방식을 통해 새로운 마디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방의 스크류 헤드에 두 개의 로드가 연결될 수 있게 2개의 홈을 낸 설계 덕분이다. 절개 범위도 줄고 회복도 빠르다.
박경우 대표원장은 “수술이라도 척추의 자연스러운 하중 분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반강성고정술은 척추의 하중 분배를 역전하지 않고 곧게 안정적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유지하므로, 수술 이후에도 척추 전체가 조화롭게 작동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재수술 없는 척추 수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술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중요하다. 반강성고정술은 수술 결정 단계에서 재수술 가능성을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준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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