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 라흐 헤스트> 김향안(이지숙 분), 김환기(김종구 분) 커플과 변동림(홍지희 분), 이상(최재웅 분) 커플 / 홍컴퍼니 제공 |
남편 김환기 화백이 죽자, 아뜰리에를 정리하던 미술평론가 김향안이 진작에 남편 말대로 나도 그림을 그릴 것 그랬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1936년 낙랑파라(1930년대 예술인들이 모이던 당시 경성의 핫플레이스; 편집자 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책벌레 변동림에게 반한 시인 이사이 매일 그녀에게 자작시를 건네면서 감상을 묻는다.
맨날 똑같은 길을 걷고, 어제 준 시에 대한 감상을 묻고, 새로운 시를 주고 떠나는 이상이 답답한 변동림이 먼저 프러포즈 하려다가, 이상의 기습 고백에 동거를 시작한다.
그렇게 둘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결혼 3개월 만에 이상이 동경으로 유학 가고 싶다고 한다.
고민하던 동림은 결국 남편 혼자 유학 가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부랑인처럼 지내던 이상이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는 이유로 교도소에 갇힌다.
세월이 흘러 고국으로 돌아온 이상이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1943년, 우연히 한번 만난 동림에게 반한 김환기가 그림 편지로 마음을 전한다. 수필가인 동림이 자기가 쓴 책으로 답장을 대신한다.
환기가 적극적으로 대시하자, 또다시 예술가의 아내로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하던 동림이 결국 승낙한다.
그러면서 이제 자기 이름을 버리고, 환기의 성과 아호를 물려받아 ‘김향안’으로 살겠다고 한다.
이에 김환기는 이제 자기를 (향안이 아닌) 수화(樹話)로 불러달라고 한다.
뮤지컬 <라흐 헤스트>는 시인 이상과 화가 김환기의 아내로 살았던 변동림(김향안)에 관한 작품이다.
변동림과 김향안이 동일한 사람이지만, 극 중에서 2명이 1사람을 연기한다.
둘의 시대가 다르지만, 때론 두 사람이 만나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동림의 시간은 정방향으로, 향안의 시간은 역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줄거리를 숙지하지 않고 보면, 다소 이해가 힘들 수도 있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점차 퍼즐이 맞춰진다.
특히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마지막 장면 하나로, 모든 내용이 이해되니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제목은 ‘라흐 헤스트’는 극 중에서도 등장하는 김향안의 les gens partent mais l’art reste(사랑은 가고, 예술은 남아)라는 프랑스어에서 따왔다.
예술가의 아내로 두 번이나 산 여인에 관한 뮤지컬 <라흐 헤스트>는 6월 15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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