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종효 기자] 국내 건설경기의 장기적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축자재업계가 기업 간 거래(B2B) 중심에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 전략적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창호, 유리, 벽지, 페인트 등 건자재업체들은 SNS 마케팅 확대, 전용 브랜드 론칭, 고객 참여형 이벤트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강화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MZ세대 공략과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보를 통해 경기 침체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건설경기는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주택 착공이 감소한 것은 물론 주택 인허가 물량도 줄어드는 등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뚜렷하다. 건자재업계의 국내 B2B 매출도 급감한 상태다.
이에 업체들은 해외시장과 B2C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B2C는 건설경기 변동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지 않으며 소비자 트렌드에 기반한 제품 개발이 B2B 전략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접근하기 쉽다.
LX하우시스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B2C 사업과 해외시장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발표했다. 박장수 전무는 “고객 지향형 연구개발과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한 디자인과 기술을 갖춘 제품을 통해 B2C 사업 확대에 힘써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B2B 시장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명확해졌다”며 “고객 지향형 제품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B2C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는 창호 프레임 베젤리스 디자인 '뷰프레임'을 앞세워 국내 창호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한 2중 쿠션 구조를 갖춰 층간 소음에 효과가 있는 바닥재 엑스컴포트, 고품질에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해 고가 벽지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아망 등으로 B2C 인테리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략 제품을 내세워 접근성이 높은 상권 중심으로 B2C 리모델링 전시장 ‘지인스퀘어’를 늘리고 있다.
LX하우시스는 2023년부터 성수동·을지로 등에서 팝업 전시를 통해 2030세대 고객과 접점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최근엔 체험형 팝업 전시행사 '2025 트렌드십'을 진행했다. 패션 브랜드 오우르와 협업해 디아망 벽지를 패션에 접목한 AI 가상 화보를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KCC는 자사 SNS를 활용한 ‘나는 KCC 솔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는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패러디해 KCC 제품을 캐릭터처럼 표현한 것을 보고 가장 선호하는 캐릭터를 댓글로 남기는 방식이다.
또한 소비자 컬러 선호도 파악, 자사 창호 브랜드의 선호 제품 수요 조사, 월별로 추구하는 트렌드 등을 댓글 이벤트로 진행하며 MZ 세대와의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젊은 층의 선호도와 트렌드를 직접 파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루페인트는 B2C 전문 온라인 브랜드 ‘노루와’를 론칭해 고객과의 소통 창구를 강화했다. 노루페인트가 B2C 전문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 접점을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공식몰을 통해 선보인 '노루와'는 아름답고 건강한 삶·공간·환경을 만들기 위해 탄생한 브랜드로 일상 속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움과 건강함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공식몰은 제품 정보와 이미지를 선명하고 크게 제공하는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구성됐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B2C 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확장 중"이라 설명했다.
건자재업계의 B2C 공략은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과 감성적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CC글라스의 '홈씨씨 인테리어'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테리어 팁 영상을 소개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한샘은 라이브 커머스 '샘라이브챗'으로 실시간 상담과 판매를 결합했다.
B2B 마케팅에서도 감성적 요소 도입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LX하우시스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랜선 집들이' 콘텐츠로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내 B2B와 B2C를 모두 공략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적 가치보다 제품이 고객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스토리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고객 접점을 늘려야하는 만큼 업계 광고선전비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전체 매출 대비 1% 이상을 광고선전비에 사용하고 있으며 2021년 497억원, 2022년 및 2023년에는 약 42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의 0.6~0.7%를 광고선전비로 투자하는 경쟁사보다 많은 예산 배정이라는 설명이다. KCC도 2021년 202억원 수준의 광고선전비를 2022년 234억원, 2023년 272억원으로 확대했다. 노루페인트는 2021년 25억원에서 2023년 41억원으로 60% 이상 확대 편성했다.
B2C 전환의 초기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LX하우시스의 영업이익 증가는 해외사업과 함께 B2C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KCC 또한 SNS 이벤트를 통해 젊은 고객층 유입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는 제품 차별화와 지속적인 고객 관리가 관건이다. 인테리어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형 콘텐츠 확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2C 시장은 리모델링 수요 증가와 함께 성장 가능성이 크며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건자재업계가 B2C 시장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차세대 소비자 트렌드를 선점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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