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코첼라는 더 이상 미국의 음악 페스티벌만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전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증명하는 상징이 됐다. 그리고 올해, 그 무대의 중심에 K-팝이 다시 섰다. 단순히 ‘참여’하는 차원이 아니다. K-팝 아티스트들은 이제 코첼라를 ‘지배’하고 있다.
2025년 코첼라의 주인공 중 하나는 단연 블랙핑크 제니였다. 블랙핑크의 멤버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독립한 그녀는 Ruby 앨범의 곡들로 꾸민 무대에서 새로운 자신을 증명해냈다. “Like Jennie”, “Mantra”는 단순히 ‘노래’가 아니라 제니가 지금껏 쌓아온 퍼포머로서의 정체성과 자의식이 응축된 메시지였다. 여기에 칼리 우치스와의 협업은 음악적 확장성마저 보여줬다.
무대 위 그녀는 그저 아이돌이 아니었다. 코첼라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자기를 ‘브랜딩’하는 확고한 아티스트였다. 붉은 크롭탑과 카우보이 부츠, 섬세한 무대 연출과 당당한 표정. 제니는 지금이 바로 그녀의 시대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선포했다.
엔하이프(ENHYPEN)의 등장은 또 다른 방식의 돌풍이었다. 데뷔 4년 차, 첫 코첼라 진출. 하지만 그들에게는 ‘신예’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노련하고 강렬한 에너지가 있었다. 라이브 밴드와 함께한 "Blockbuster", "Blessed-Cursed" 등은 퍼포먼스 아이돌의 전형을 넘어, 음악성과 생동감을 동시에 끌어올린 시도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의 무대가 더 이상 ‘K-팝 소개용’이 아니라, 페스티벌의 일부이자 주체로 기능했다는 점이다. 관객들의 떼창과 환호, SNS에서의 실시간 반응은 엔하이픈의 글로벌 입지를 입증하는 바로미터였다.
K-팝은 이처럼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코첼라가 블랙핑크의 ‘첫 걸음’이었다면, 지금은 제니와 엔하이픈을 통해 K-팝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제니는 스스로를 아티스트로 재정의하고 있고, 엔하이픈은 보이그룹의 글로벌 무대를 확장시키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코첼라 2025는 단지 흥행의 기록을 넘어, K-팝이 이제 ‘세계 음악 산업의 중심축’으로 기능한다는 선언과도 같다.
2025년 봄, 인디오의 사막에서 울려 퍼진 그들의 노래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하나의 전환점이다. K-팝의 코첼라, 이제는 단발성 이슈가 아니다. 이것은 새로운 전통이고, 세계를 움직이는 문화적 서사의 다음 장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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